“북한이 특별방송까지 하면서 인신공격을 하는 걸 보니 제가 거물이 된 모양입니다.”

마영애 미주탈북자선교회장이 워싱턴 DC에서 자신을 표적으로 삼은 북한의 동영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영애 회장은 17일 배재현 미주피랍탈북인권연대 이사장 등 탈북인권단체들과 함께 “최근 조선중앙통신이 음해 동영상을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면서 “일개 탈북자까지 공격하기 위해 사실을 조작하는 북한 정권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배 이사장은 미주피랍탈북인권연대와 미주탈북난민인권협회(회장 최은철) 공동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마영애 대표의 과거 행적을 폭로한다며 공개한 조선중앙통신의 8분짜리 동영상에서 사생활이 난잡하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사기를 쳐서 중국으로 도망간 범죄자로 매도한 것은 심각한 인신공격과 명예훼손 행위”라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2일 ‘진실은 거짓보다 강하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진 마 회장의 전 남편이라고 주장하는 최광철씨가 등장, 마 회장이 본래 문제가 많았다는 등의 내용을 이례적으로 방영했다.

마영애 회장은 “제가 탈북한 이후 믿을만한 경로를 통해 남편이 처형된 것으로 파악하고 2009년 북한 유엔대표부 앞에서 ‘김정일 독재자는 공개처형한 내 남편 살려내라’는 피켓도 들고 시위를 했다”면서 “지금까지 가만 있다가 방송에 갑자기 제 남편이라고 내보냈는데 진짜 제 남편이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믿고 싶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최근 유엔대표부에 부임한 자성남 신임대사의 업무 첫날 ‘면전 시위’를 한 것이 북한 정권을 크게 자극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마 회장은 지난 2일 맨해튼 북한 UN대표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던 중 유엔본부에서 신임장 제정을 마치고 돌아오던 자성남 대사 일행과 마주친 사실이 뉴시스에 의해 보도된바 있다.

그녀는 “전임 신선호 대사 때 3차례나 면전시위를 했는데 자성남 대사가 첫날부터 나와 마주쳤으니 앞으로 볼 생각이 끔찍했을 것”이라며 “특별방송까지 만들어 비난하는 걸 보니 내가 거물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마영애 회장은 지난 2006년 4월 한국 정부의 탄압을 이유로 미국에 망명 신청을 한 후 뉴욕에 정착, 북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유엔본부와 북한대표부 앞에서 시위를 벌여 왔다.

2012년엔 9월부터 12월까지 북한 인권 문제를 규탄하는 시위를 UN본부 앞에서 90일 연속 벌이는 등 지난 7년 간 UN본부 앞에서 수백 차례 시위를 했고 북한대표부 앞에선 60회 가량 시위를 했다.

특히 북한 대사 등 고위직을 만나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따라붙는 공포의 ‘면전 시위’로 북한대표부엔 기피 대상 1호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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