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2 - 北 개혁·개방 가능성

천영우 前수석·문정인 교수 "北 내부적 필요로 門 열 것"
그린 美 전략문제硏 부소장 "中 계속 요구… 北엔 안통해"

 
 
3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의 첫 번째 '조선 디베이트'에서는 마이클 그린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부소장과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문정인 연세대 교수 등이 김정은 정권의 개혁·개방 가능성, 과거 햇볕정책의 유효성,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문 교수가 "장성택은 북이 발표한 것처럼 부패 척결 차원에서 희생양이 됐다"고 말한 데서 논쟁이 시작됐다. 천 전 수석은 곧바로 "동의할 수 없다"며 "장성택은 김정은의 통치와 지배에 커다란 도전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처형된 것일 뿐 부패는 구실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곧이어 '햇볕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린 부소장이 "한·미는 지난 20년간의 대북 패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문 교수는 "햇볕정책은 분명히 효과가 있었다"고 맞섰다. 문 교수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너무 공격적이어서 햇볕정책이 제대로 작동한 시간이 8개월에 불과했다"고 했다. 그러자 천 전 수석이 "햇볕정책은 북의 재정 능력을 강화해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박을 견딜 수 있게 했다. 대북 제재만이 평화적으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그린 부소장을 거들었다.

김정은 정권의 개혁·개방 가능성에 대해선 천 전 수석이 "내부적 필요에 의해 시도할 수 있다"고 했고, 문 교수도 "국민적 요구에 의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그린 부소장은 "중국이 계속 요구했지만 북한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이날 토론 중반과 후반 각 1회씩 총 2회에 걸쳐 현장 참가자들이 태블릿PC를 이용해 즉석 투표를 했다. 첫 번째 투표(107명 참가) 때는 '개혁·개방을 할 것'이라는 응답이 57%(61명)였지만 두 번째(99명 참가)는 66%(65명)로 올라갔다.
3일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챕터2에서 사회를 맡은 짐 클랜시(오른쪽 끝) CNN 앵커가 토론자로 나선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문정인 연세대 교수, 마이클 그린(왼쪽부터)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참석자의 66%는 김정은이 개혁·개방할 것이라는 데 투표했다. /이태경 기자
3일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챕터2에서 사회를 맡은 짐 클랜시(오른쪽 끝) CNN 앵커가 토론자로 나선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문정인 연세대 교수, 마이클 그린(왼쪽부터)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참석자의 66%는 김정은이 개혁·개방할 것이라는 데 투표했다. /이태경 기자

세 사람은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놓고 또 한 번 부딪쳤다. 문 교수는 "북한은 지난해 아무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열자고 했지만 한·미가 여러 조건을 달아 재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며 한·미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반면 천 전 수석과 그린 부소장은 "북한의 비핵화 행동이 있어야 6자회담 재개가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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