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탈북 도강을 방조하는 국경경비대 사관들을 단속하기 위해 통행암호 제도까지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월 16일을 맞아 북한 전역에는 특별경비주간이 실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중 국경상황에 밝은 한 소식통은 “올해 1월부터 국경경비대 초소들과 순찰대 사이에 통행암호제도가 실시됐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인권 관계자: 이젠 통행암호가 서로 공유가 되어서요, 그걸 부르지 않으면 대대순찰이든 여단순찰이든 안됩니다. 순찰성원들도 순찰할 때 서로 잠복초소들과 암호를 잘 맞추라고 지시가 떨어졌어요.

이 소식통은 지난 1월 함경북도 회령지구 대대 초소에서 여단 순찰대 사이에 총격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도강하는 자들을 보면 즉시 발포하라’는 내부 지침에 따라 초소 군인들이 먼저 총을 쏴 큰 사고가 발생할 뻔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지금도 제대를 앞둔 일부 경비대 사관들이 ‘제대 후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도강 방조에 손을 대고 있다”면서 “여단에서 이들을 적발하기 위해 각 대대와 초소에 순찰대를 수시로 파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청진시 주둔 27여단에서 파견된 순찰대가 국경경비대 초소에 접근하던 중 초소에서는 탈북자로 오인하고 방아쇠를 당겼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경당국은 순찰대와 국경초소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그날 지정된 통행암호를 전달하고, 하루에 저녁과 심야에 두 번 정도 통행암호를 변경하게 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서 지정된 통행암호를 모르는 사람이 국경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되면서 탈북이 곱절 어렵게 되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북한인권 관계자: 그 사람이(국경관계자) 직접 말해요. 탈북자를 가차 없이 쏴죽이라. 그 누구든 불문하고...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최근 국경을 휴전선보다 더 첨예한 대결장이라고 언급하면서 국경단속에 최선을 다하라고 강력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한국 청와대와 국방위원회가 직접 접촉하는 남북 당국간 대화 채널을 복구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주민들의 비공식 접촉을 어떻게나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아 북한 전역에 특별경비주간이 선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와 양강도 지방과 자주 연락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오는 16일부터 특별경비주간에 돌입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내려와 북부 국경지역에서 여행단속이 강화됐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통신원: 내일 모레가 2월 16일이잖아요. 특별경비주간이 실시됐어요. 그래가지고 지금 단천에서 이쪽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어요.

북한이 국경통제의 고삐를 놓지 않는 것은 장성택 처형으로 인한 내부 불안을 막고 다음달 9일 진행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까지 무난히 치러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워싱턴-정영 jungy@rf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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