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노동신문이 게재한 사진을 보면, 우리나라의 고아원 격인 평양 육아원과 애육원을 방문한 김정은과 그의 수행원들은 신발을 벗지 않은 채 어린이들의 방 안에 들어가 한복을 입은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아이들은 전부 양말만 신은 상태였다.
북한의 육아원은 유치원 취학 전 어린이를 키우는 기관이며, 애육원은 유치원 나이의 어린이를 양육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이날 김 제1위원장은 애육원에서 보육조건, 생활환경 등을 파악하고, 육아원의 아기방과 주방 등을 둘러봤으며, “올해부터 육아원과 애육원의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매일 300g씩 먹이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날 소식을 전하며 “김 제1위원장이 ‘부모 없는 아이들도 우리 혁명의 계승자, 미래의 역군’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전국의 모든 육아원과 애육원들을 혁명가 유자녀들을 키우는 혁명학원 수준으로 꾸리자는 것이 당의 확고한 결심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 제1위원장은 아이들을 품에 안고 무릎에 앉히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고, 아이들도 김 제1위원장을 ‘아버지!’라고 불렀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 속 김정은과 수행원들은 방 안으로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검은색 정장 구두를 벗지도 않고 그대로 신고 들어가 양말만 신은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NK는 “현지 시찰 당시 기본적인 것도 지키지 못하는 김정은의 인간성에 민심도 점점 멀어져 갈 수 있다는 지적이 탈북자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번 시찰은 김평해 노동당 비서, 리재일 당 제1부부장, 박태성·황병서·마원춘 당 부부장이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택 처형 이후 동요하는 민심을 다스리기 위해 ‘인민을 위한 따뜻한 지도자’ ‘인민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방문이라는 분석이다.
어린이 시설을 방문한 김정은이 방 안에 신발을 신은 채 들어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2년 7월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의 평양 경성유치원 방문 소식을 전할 때에도 화면 속 김정은과 수행원들은 신발을 신은 채 어린이들 방에 들어가 대화를 나눴다. 맞은편 어린이들은 전부 신발을 신지 않은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