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같은 엄동설한에 북한의 공장기업소과 협동농장들이 생산한 거름을 지키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돈을 받고 거름을 훔쳐다 주는 군인들까지 나타나 협동농장들에 비상이 걸렸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턱없이 높은 거름생산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북한의 공장기업소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생활난으로 허덕이는 북한의 주민들이 이젠 ‘거름 지키기’에까지 동원돼 고역을 치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월 20일, 각 시, 군 단위로 ‘새해 첫전투 총화’가 있었다”며 “거름생산량을 미달한 기관장들이 무더기로 ‘검토’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새해 ‘첫 전투’ 기간인 1월 20일까지 기관기업소 별로 거름생산실적을 30%까지 올려야 하는데 대부분의 기관기업소들이 과제를 미달했다는 것입니다. 그 중 특별히 생산실적이 낮은 기관장 초급당비서들은 조직지도부에 불려가 사상검토를 받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만 해도 회령위생방역소 소장, 철제일용공장 지배인과 부문당 비서를 비롯해 지어 시 검찰소 초급당비서까지 회령시 당 조직지도부에 불려가 검토를 받는 중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거름생산을 태공(태업)한 자들은 당의 농업정책에 고의적으로 도전한 자들”이라며 “2월 15일까지 거름생산실적에 대한 엄격한 총화사업이 있을 것”이라는 최근 함경북도 당 지시문의 내용을 전했습니다.

거름생산총화가 자신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대사임을 깨달은 기관책임자들은 생산실적을 올리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 것을 노골적으로 추동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소식통은 “협동농장들마다 거름을 훔쳐가는 자동차를 단속하기 위해 감시초소를 세워놓고 밤마다 주요 길목을 지키고 있다”며 “공장기업소들 역시 생산한 거름을 지키기 위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협동농장들에서 자동차로 거름을 훔쳐내 돈을 받고 파는 군인들까지 생겨났다”며 “거름 3톤이면 북한 돈 24만원, 중국인민폐로 200원 정도를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협동농장들에서는 거름도적들을 막기 위해 농장원들이 밤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경비를 서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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