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에 사는 탈북 고고생들이 미국 한 법률회사의 초청으로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7박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라는 법률회사가 탈북 학생들을 미국에 초청한 것 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유지승 기자가 소식전합니다..

지난14일 12시간이 넘는 비행을 거쳐 로스앤젤레스 국제 공항에 탈북 고교생 8명이 입국했습니다. 연일 섭씨 20도를 웃도는 따뜻한 날씨에 추운 겨울나라 한국에서 온 탈북 학생들은 웃옷을 벗으며 따스한 날씨를 신기해 했습니다.

7박8일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공항에 내린 이들은 바로 로스앤젤레스 중심가로 이동했습니다. 장시간 비행의 피로도 잊은 채 처음 온 미국이 신기한 듯 연신 사진을 찍고, 밝은 표정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스스럼 없이 인사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라는 로스앤젤레스의 한 법률회사는 탈북학생 8명을 초청했습니다. 고등학생들만 왔던 지난해와 다른 점은 2명의 중학생이 포함됐다는 것입니다.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의 한인 신영옥 변호사 입니다.

신영옥 변호사: 지난 번에는 보통 고등학교 2학년 3학년 학생들이 왔었는데 이번에는 2명의 중학생이 함께 했습니다. 참가하는 학생들의 연령 폭이 넓어졌습니다.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라는 법률회사는 지난해 한국에 지부를 내면서 다른 방법으로 회사를 알리기보다 탈북 학생들에게 자유의 나라 미국을 둘러 볼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더 보람 있을 것 같아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 한 번으로 계획했던 이 행사가 2회째를 맞은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을 다녀간 탈북 학생들의 좋아하는 모습을 지켜 본 이 회사 직원들에 의해 2회째 행사가 된 것입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를 다녀간 후 자신의 진로를 찾았다는 한 탈북 학생의 이야기가 2회째 행사가 이뤄지게 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합니다.

신 변호사: 미국연수에 왔다간 학생들이 다녀간 후에 학교 생활을 열심히 바르게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학생이 요리 연구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미국에 와서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보고 맛보고 난 다음에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번에 온 탈북 학생들은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캘리포니아 일대의 명소를 구경하고 유명 대학도 둘러 봤습니다. 또한 그들을 초청해 준 법률회사를 찾아 자신들의 험난했던 탈북 과정과 탈북 후 생활 등을 이야기하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듣던 몇몇 미국 변호사들은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이들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변호사들은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합니다.

신 변호사: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 알리고 학교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100명이 넘는 저희 직원들이 참석했습니다.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고 진지하게 그 자리를 지켰고, 어떤 사람들은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나 탈북자의 실상에 대해 알고 이해하게 되는 공감대를 넓히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미국여행 이야기를 전해 들은 학생들이 따로 열심히 영어공부를 한 것을 보고 변호사들은 이들 청소년에게 힘과 꿈을 심어주고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합니다.

신 변호사: 요즘 학생들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 것 같습니다. 말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지 않았지만 듣고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 없었습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뽑을 때에도 적극적인 학생들을 뽑았기 때문에 다른 영어를 하는 사람들과 지내는 데 크게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자유세계의 중심국가인 미국이라는 넓은 세계를 둘러 본 탈북 학생들은 지난 21일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들은 아쉬움과 함께 꼭 대학에 진학해 미국에 다시 오겠다는 다짐과 꿈도 함께 가슴에 안고 돌아갔습니다.

/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LA-유지승 기자  xallsl@rf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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