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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 새해 ‘거름생산’ 화장실 문 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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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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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최전방인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주민들이 영농준비에 한창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내용을 다시 뒤집어보는 ‘북한언론 뒤집어보기’ 최민석입니다. 오늘도 정영기자와 함께 합니다. 정영기자, 오늘 다룰 내용은 무엇입니까,

북한이 올해 농사를 국가정책의 ‘주 타격 목표’라고 꼽았습니다. 그래서 새해벽두부터 평양시와 전국의 간부들과 주민들이 전부 농촌에 동원되는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하고 있습니다. 장성택 숙청으로 올해는 경제와 무역 등이 꽉 막힌 상태에서 먹는 문제를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풀어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래서 오늘 시간에는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형식적인 흙깔이와 거름생산 현장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최민석: 예, 북한에서 새해만 되면 계속 되풀이되는 농사타령. 하지만 올해는 특별히 농사를 강조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영기자, 북한 텔레비전에서 보니까 북한 간부들도 농장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진짜 간부들이 저렇게 일합니까,

정영: 북한tv는 10일 중앙의 간부들이 금요 노동에 참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텔레비전의 보도를 잠시 듣고 넘어가겠습니다

북한 TV: 우리 재정성의 일꾼들은 올해 첫 금요 노동을 이 협동벌에 바치자고 이렇게 많은 거름을 준비해가지고 농장으로 나왔습니다.

평양의 성, 중앙기관 간부들은 평양시 주변 농장에 나가 흙깔이와 거름내기 등 작업을 벌였다고 보도되었는데요, 북한에서 간부들도 1주일에 한번 정도는 일하도록 제도화되었습니다. 성, 중앙기관 간부들은 오랫동안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여러 가지 병이 오기 때문에 한 주일에 한번씩 금요일에 현장에 나가 직접 삽과 호미를 들고 일을 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렇게 나가서 농사일을 하는데 사실 말이 농사이지 놀다가 들어가는 단위가 많습니다. 계획이 따로 없기 때문에 대충 대충하다 들어갑니다.

최민석: 장성택 숙청 때도 북한에서 재미있는 발언이 나왔었지요, ‘건성건성 한다’, 간부들이 저렇게 건성건성 일하다가 장성택처럼 당하는 거 아닙니까,

정영: 간부들의 얼굴 표정이 밝지 않아 보이는데요, 장성택 숙청직후여서 그런지 얼굴들이 영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최민석: 그런데 저 사람들이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정영: 흙깔이라는 것인데, 북한에서 매해 진행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다른 땅의 토양을 날라다 두껍게 깔아주는 것인데, 북한에서는 아주 형식적으로 진행하지요. 왜냐면 다른 산이나 땅에서 흙을 날라오자면 운수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없기 때문에 바로 그 땅의 흙을 파다가 뒤집어 놓습니다.

최민석: 눈가림이네요. 대충 대충 살짝 살짝 하면서, 그렇게 하나마나 한 일을 왜 합니까?

정영: 절대성 무조건성 이게 당의 방침이니까, 그게 싫든 좋든 해야 합니다. 또 건성건성 했다가 장성택처럼 칼을 맞기 보다는 받드는 척이라도 해야지요,

최민석: 지금 북한 실정이라면 떨어지는 낙엽이라도 주의를 해야지요. 무조건 잘못했다, 고개 숙이는 게 정답이겠지요.

정영: 북한 간부들이 지금 언땅을 까고 흙깔이를 하는 것을 보면 북한당국의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북한 토지는 화학비료를 너무 많이 써서 토질이 산성화 되었습니다.

최민석: 그만큼 땅의 지력이 형편없이 떨어졌군요. 제힘을 못 쓴다.

정영: 북한이 지력을 높여 쌀을 생산하자고 지금 땅을 뒤집고 있는데요, 21세기 문명 시대에 땅이나 뒤집어서 과연 경제가 허리를 펴겠는지, 지금 외부에서 보는 시각도 참 절망적입니다.

최민석: 보통 한국에서는 땅을 파려면 사람이 파지 않고 기계로 파겠지요. 정영기자, 저렇게 흙을 파다가 보면 구덩이가 크게 나지 않겠습니까,

정영: 그래서 흙갈이를 하다가 굴이 무너져서 사망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최민석: 아니, 농사를 짓기 위해 흙깔이를 하다가 사람이 죽는다는 소린가요?

정영: 제가 북한에 있을 때 흙깔이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직장에서 흙깔이에 동원되어 나갔었는데, 겨울에는 땅 겉면이 얼지 않습니까, 땅 표면을 일정한 정도 흙을 파내다 보면 굴처럼 뚫리거든요. 그런데 그 굴이 갑자기 무너졌어요.

최민석: 아 저런…

정영: 그 흙더미에 어린 학생들이 묻혔는데요, 그 흙을 다 판 다음에 보니 7명의 학생들이 그대로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참 농사에 동원됐다가 학생들이 숨진 것입니다.

최민석: 아, 그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마음이 아팠겠네요. 억장이 무너졌겠네요. 이렇게 사고로 숨진 사람들에 대한 보상이 있었나요?

정영: 저런 일을 하다가 사고를 당하면 북한당국이 보상해주는 제도는 없습니다. 나라가 가난하니까, 사고 당한 사람만 불쌍한 거지요.

최민석: 그러면 아무런 보상도 없이 완전히 개죽음이네요. 너무 안타깝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피어나기도 전에 저렇게 말도 안되는 노동현장에서 쓰러져간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정영: 사실 흙깔이라는 게 깊이 20cm 를 깔아야 효과가 제대로 나거든요. 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20cm를 깔기는커녕 휘휘 뿌려서 땅 위에 색깔만 뻘겋게 해놓고 다했다고 보고합니다.

최민석: 땅을 갈아놓은 티를 냈다고 하는군요.

정영: 땅을 뒤집어 엎었다고 하는데, 사실 그게 하나마나 한 노동이거든요. 저는 북한 텔레비전을 보면서 “아, 북한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민석: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점점 더 나빠진다고 생각됩니다. 간단한 예로 정영기자가 북한에 있을 때 북한에서 중장비가 운영이 되었지요.

정영: 그때도 중장비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없고요.

최민석: 진짜 북한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하나도 달라지는 게 없다고 생각되네요. 자, 북한이 새해만 시작되면 관례적으로 하는 게 있지요? 바로 거름전투요.

정영: 북한에서 새해가 시작되면 ‘첫 전투’로 거름생산을 합니다. 올해는 농업을 ‘주타격 방향’으로 정해서 거름생산 계획도 높아졌고요. 거름 반출 기간도 굉장히 길어진 것 같습니다. 서울의 문성휘 기자가 보도한 데 따르면 4월중순까지 거름생산을 하라고 지시한 것을 보면 북한도 이젠 화학비료 나올 데도 없고 하니까, 무작정 굴러다니는 퇴비나, 인분, 집짐승 배설물 등을 날라다가 농사를 짓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최민석: 인분과 퇴비를 모아다가 농사를 짓겠다는 소리다?

정영: 어떤 해에는 주민 일인당 2톤씩 하라고 해서 많은 부담이 있었는데요, 올해도 아마 이만한 정도의 거름생산 계획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최민석: 방금 한 사람당 거름 계획이 2톤이라고 했습니까, 사람이 그러면 어디서 나서 거름을 2톤씩이나 합니까,

정영: 그래서 주민들과 당국 사이에 시비가 붙긴 붙는데요, 주민들은 “어떻게 한 사람당 인분 계획이 2톤이나 될 수 있는가?”고 불만하면 북한당국도 할말이 있어요. 어떻게 말하냐 면 “한 사람이 1년에 배설하는 양이 얼마냐?”고 따집니다.

주민들이 모른다고 하면 당국은 “한 사람이 밥 먹고 물 마시고 뭐 이렇게 하고 배설하는 양이 2톤이다, 그래서 2톤씩 바치라”고 내려 먹입니다.

최민석: 내가 북한 주민이라면 당당하게 말하겠습니다.

정영: 어떻게요?

최민석: “아니, 2톤을 먹여주고 그런 애기를 해라”, 북한이 주민이 도대체 2톤을 먹습니까, 일년에…

정영: 이게 한갓 우스개 소리 같지만, 그만큼 거름생산은 주민들에게 있어서 고역이고, 북한당국에게 있어서는 절실한 문제로 나서기 때문에 목표를 크게 세우는 것 같습니다. 이게 북한당국도 이 계획을 다 수행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알겠지요, 하지만, 계획부터 높이 세우는 거죠.

최민석: 솔직히 이 명령을 내리는 당 간부나 이것을 수행해야 하는 주민들도 답답하고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알겠지요. 하지만 어느 정도만 하겠지요, 사실 2톤을 어떻게 합니까, 정영기자, 주민들은 배설한 것까지 모두 거름 생산 계획에 넣는다는 것입니까,

정영: 그래서 주민들은 자기 집의 변소의 문을 다 잠그지요.

최민석: 아니, 변소의 문을 잠그어 놓는다고요? 그럼 사람들이 들어가서 일을 다 보지 않아도 문을 잠 그어놓는가요?

정영: 자기가 일을 보고 나와서는 문을 잠 그어놓지요. 왜냐면 다른 사람들이 다 퍼가기 때문에 퍼가지 못하게 하는 거지요.

최민석: 그러니까, 자기 배설물을 도둑 안 맞히기 위해서 문을 잠가놓는 거군요.

정영: 자기집에 변소가 없는 사람들은 들판에 나가서 이것 저것 짐승의 배설물을 주어다 바치곤 하는데요, 지금쯤이면 아마 거름 도둑질까지 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최민석: 이게 세계뉴스에서 한번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배설물 도둑을 막기 위해 화장실 문을 잠그는 나라 북한. 한국이나 미국 같은 곳에서는 농업이 기계화 자동화가 되어서 투입되는 인력이 굉장히 제한되어 있지요. 그런데 북한은 아직까지 먹는 것 때문에 온 나라가 고생합니다. 이제는 북한도 먹고 살자면 농사에만 매달리지 말고, 나라를 개방해서 물건을 만들어서 팔아가지고 필요한 것을 사다 쓰는 그런 무역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영기자 감사합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워싱턴-정영 jungy@rf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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