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사진> 한국정책금융공사 북한경제팀장은 "북한은 국영기업 직원도 시장에 나가야 먹고살 수 있을 정도로 아래로부터 형성된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며 "계획경제 회귀는 이제 더 이상 어렵다"고 했다.

북한 출신 경제 전문가인 김 팀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모든 기업이 자율성에 따라 경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북한을 시장경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시장과 계획경제가 공존하고 있지만 시장 비율이 더 높고 일부 기업도 시장화가 된 상태"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북한은 김일성 시대부터 자력갱생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김정은은 이런 상태로는 수십 년이 가도 경제를 발전시키기 어렵고 아래로부터 시장화 요구가 거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군수산업과 일부 중화학공업은 국영으로 가겠지만 나머지 산업은 사(私)경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김정일은 국방 공업을 우선하는 (핵·경제개발) '병진 노선'이라 자본주의가 북한 전체로 퍼지지 못하게 외부와 교류를 통제하는 '모기장식 경제특구 정책'을 폈지만, 김정은은 대외 무역과 외자 유치 등에 비중을 두는 병진 노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개혁·개방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또 "김정일은 '(경제)개발 없는 독재'를 했지만 김정은은 '개발 있는 독재'로 갈 것"이라며 "경제개발을 위해 문을 열어놓은 21개 (특구·경제개발구) 지역을 통해 외국 문물이 들어가고 북한 주민의 의식이 변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북한도 특구·경제개발구를 중심으로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의 모양새를 어느 정도 갖춰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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