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김일성 국가 주석의 유일한 사위인 장성택이 숙청을 당했습니다. 북한 언론에 의하면 이유는 ‘반당. 반혁명적 종파행위’였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장성택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의 체포 장면이 담긴 사진까지 전격 공개했습니다. 그 공개된 사진에 장성택은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도중 앞자리에 앉아있다가 군복 차림의 두 명의 요원에게 끌려나가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또 ‘1호 영상,’ 즉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나오는 영상에서 장성택의 흔적이 없어졌습니다.

지난 65년동안 김씨 일가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십만 명이 숙청되어 처형을 당하거나 일가족 3대가 정치범관리소에 수감됐습니다. 그러나 장성택의 숙청은 유일한 사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장성택은 북한의 2인자, 또는 김정은의 고모부로 김씨 일가의 핵심부에 속합니다. 또한 고위간부가 숙청을 당하고 있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1970년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1970년 박봉주 북한 총리가 울면서 비판토론을 했다는 북한 보도가 있습니다.

이번 장성택 사건은 1956년 ‘8월 종파 사건’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그 당시 중국 공산주의 혁명에 참가한 연안파와 소련의 지원을 받은 소련파 등이 김일성 주석 중심의 빨치산 세력에 정면 도전했습니다. 김일성이 그들을 숙청하면서 북한의 정권은 김일성 유일지배 체제로 확정됐습니다. 이번 장성택 사건은 김정은 제1비서도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자신보다 경력이 많은 장성택을 제거하면서 김일성 유일지배 체제의 유일한 상속인으로 자신의 체제를 확립하려는 행위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산주의 독재국가에서, 특히 북한처럼 3대에 걸쳐 정권을 세습하는 한 가족 독재정권엔 주민들을 탄압하고 고위관리들을 교체 하기 위해 ‘숙청’ 이라는 제도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공산주의 독재자들이 이용하는 숙청에는 3단계가 있습니다. 첫째 단계는 공산주의 독재자들이 지식인들, 종교 지도자들과 다른 명사들에서, 노동자들과 농부들까지, 독재체제의 관점에서 봤을 때 정권을 반대할 수 있는 주민들을 숙청합니다.

그래서 구 소련과 다른 공산주의 독재국가에서 수 백 만 명의 무고한 주민들이 구속되거나 고문을 당하거나 살해됐습니다. 북한의 경우 김일성 정권 때 지도자에 대한 충성도에 따라 북한 주민을 차별하는 성분 제도로 그런 사람들을 ‘적대 계층’으로 분류하여 ‘연좌제,’ 즉 가족과 친지들까지 처벌하는 중세 때의 제도에 의해 3대까지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숙청의 둘째 단계는 정권에 대항할 수 있는 공산주의 고위관리들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의 ‘공포 정치’와 장성택의 숙청도 이 단계에 속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14년에 러시아에서 태어나 북한의 첫 비밀경찰인 사회안전성을 담당하던 방학세는 김일성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1950년대와 1960년대 많은 노동당 고위관리들과 다른 주민들을 숙청했습니다. 김일성 1인독재와 ‘주체 사상’이 북한체제의 기본으로 수립되기 전 10만 명 가까이 정치범으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국가안전보위부 고위관리였던 탈북 인사에 의하면 이들 중 1960년대7만여명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고 6천여명이 살해됐습니다. 김씨 일가의 정권을 강화하기 위해 김정일 정권 초기, 또한 김정은 정권 초에 북한당국이 숙청을 이용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셋째 아들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결정한 2009년이후 류경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을 포함한 수십 명의 북한 고위간부들이 공개처형을 당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리영호 총참모장과 같은 인사들까지 숙청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 숙청의 셋째 단계는 정책실패의 희생양을 찾는 것입니다. 독재자 개인숭배, 1인독재와 중앙계획경제에 의해 나라가 엉망이 됐는데, 독재자가 직접 책임지지 않고 대신 다른 고위관리들을 희생시키는 것입니다. 2009년말 북한은 소규모의 초기 시장경제를 탄압하기 위한 화폐개혁을 단행했고 이로 인해 많은 북한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모은 돈을 하루 밤에 잃었습니다.

그 이후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화폐개혁 실패의 희생양으로 공개처형을 당했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경력도 없고 젊습니다. 장성택까지 제거하면서 김정은 정권이 굳어지고 있는데, 김정은 정권이 김정일 사망 후 지난 2년동안 아직 큰 위기를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시련이 닥치면 특히 김정은의 고모부로 정치적 후견인 역할을 해 온 장성택이 사라진 상태에서 앞으로 여러 북한 고위간부들이 지도부 실패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특성은 공포정치라는 것이 틀림 없습니다.

/출처 - 자유아시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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