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아마도 개를 떠올릴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멍멍이라는 말은 어린아이의 말로 개를 이르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멍멍이라는 말은 남편을 지칭한다는 사실, 다들 알고 있나요? 놀라운 사실이지만, 북한에서는 남편을 두고 쓸모없다는 의미에서 ‘낮전등’, ‘집만 지키는 멍멍이’라고 흔하게 부른다고 합니다. 정권에 충성하는 남편과 그 정권에 반하는 시장의 아내, 이런 부부생활을 더는 견디지 못해 이혼을 하는 남녀도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이 부분을 자세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부계중심적인 사회였습니다. 남편들은 아내가 따로 차려주는 밥상에서 아내와 아이들은 옥수수밥을 먹어도 자신은 이 밥에 계란반찬이라도 색다른 음식을 먹는 것은 응당하게 생각했습니다. 또한 아내가 아무리 바빠도 여자 할 일을 남자들이 하면 “못난이” 취급을 받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북한이 점차 바뀌기 시작한 것은 큰 경제난을 맞고 난 후부터였습니다. 북한의 경제난은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어 지금까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고난의 행군’ 시기는 수십만 명의 아사자를 낳았습니다. 이때 식량배급이 중단되고 공장이 멈춘 상태에서 더 이상 국가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주지 못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가족 내부에서 스스로 생계를 이어나갈 자구책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때부턴 공장과 기업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어 남편의 수입이 가계생계의 주요한 원천이었고, 여성의 수입은 전업이든 부업이든 간에 남편보다 수입이 낮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더욱 극심한 경제난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게 되었고, 여성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되었습니다. 극심한 경제난 아래 공장 가동과 배급이 멈춘 상황에서도 남편은 형식적으로 작업장에 출근해야했기 때문에 북한 사회에서 남성에 비해 비교적 이동이 자유로웠던 여성이 장사를 통해 생계의 큰 부분을 책임지게 된 것입니다. 결국 이때부터 남자들은 여성들이 집 밖에서 생계활동을 하게 되면 할 일이 없어 집에서 ‘멍멍이’처럼 집을 지키면서 노는 경우가 많아졌고, 아내가 아침 장사를 하러 나가면 데려다주고 저녁에는 ‘멍멍이’처럼 아내를 반겨주었다고 하여 많은 북한 여성들은 자신의 남편을 ‘멍멍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합니다.

 

 
 
 그런데 함흥 출신 탈북자 A씨는 해당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간부는 체제 특성상 남자가 대부분"이라며 "간부 부인들은 남편의 의식 때문에 장마당에 나갈 수도,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나가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를 통해 북한의 간부급 중상층 이상의 남편은 멍멍이에 해당되지 않고, 서민층에서만 해당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서민층에서도 아직까진 남성의 가부장적 권위가 완전히 상실 되진 않았지만, 경제난 이후 북한의 노동자 계층 대부분의 가정에서 남편 대신 아내가 생계를 책임지는 부분이 커서 가족 내 성별 분업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네 아버지는 밥도 하고 빨래도 한다”라는 말이 창피했던 시절은 이제 점차 지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북한도 남자들이 변해야 살 수 있다는 말이 아닌 거짓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북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더욱 변해갈지 기대해봅니다.

/출처 - 북한전략센터 (http://www.nks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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