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에서 매년 11월은 총학생회의 선거 기간입니다. 그러나 올해에 들어와 대학 총학생회 선거는 그리 성공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인 문제는 학생들의 선거 참여율이 많이 떨어진 것입니다.

한국에서 제일 입학하기가 어렵다는 서울대학교에서 이번 총학생회 선거 참가율은 35%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학생들이 선거에 참가하도록 서울대 총학생회는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투표소를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별 도움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이것은 국립서울대학교에서만 있었던 모습이 아닙니다. 거의 모든 대학들에서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관심이 밑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이유는 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총학생회 선거는 1980년대 초부터 시행되었습니다. 1980년대 말에 총 학생회의 회장과 지도부는 민주화 운동과 직결되었기 때문에 나라 정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당시 학생회장으로 당선된 사람 대부분은 좌익성향이 강한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옛날 독재 정권의 잔재를 숙청하고 완전히 다른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남한 젊은이들은 사회를 많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와 한국대학교에는 그전에 그렇게 많던 좌익단체 선전 포스터나 책자들이 대폭 줄었습니다. 90년대 사회주의가 몰락한 이후,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사상을 믿는 사람은 한국대학에도 별로 없습니다. 90년대 말부터 북한의 빈곤 및 인권침해에 대한 실상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주체식 사회주의를 믿는 사람도 없어졌습니다.

반면에 지난 20년 동안 한국이라는 나라는 많은 문제를 극복해내면서 고도 경제성장을 유지해왔을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개발 또한 성공하였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남한 대학생들은 지금도 진보적인 사상을 지지합니다.

그러나 남한 대학가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우익 경향의 학생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좌익사상은 한국 대학교 분위기를 독점적으로 지배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둘째로 대학에서 호응을 받는 좌익운동을 보면 정치적인 혁명보다 단계적인 사회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남한 대학생들은 여전히 사회 양극화나 노인과 장애인들과 같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관심이 많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혁명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학생들도 정치활동보다는 사회참여 활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생들은 정치활동뿐만 아니라 사회활동에 대해서도 점차 관심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현 남한사회에 대해 별로 불만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남한 대학생들의 변화는 이해가 되지만 한반도 미래를 고려하면 장차 통일의 중요한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남한 청년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없어질 뿐 아니라 남북통일에 대한 관심도 많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 젊은이들은 남북통일을 민족이 하나되는 축복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남한사람들에게 어려운 경제부담을 가져올 사회적 변화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한사회에 문제가 있지만 대체로 살기 좋은 사회라 생각하기 때문에 남한의 청년들은 변화를 환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통일은 한반도에서 너무도 크나큰 변화를 의미하는 사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출처 - 자유아시아방송(http://www.rfa.org/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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