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운동가 신동혁씨, 美 프린스턴대 콘퍼런스서 답해

"아직도 지구상에 아우슈비츠 같은 수용소를 유지하는 나라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23일(현지시각) 미국 프린스턴대 우드로 윌슨 강당에서 이 학교 학생 동아리 '북한인권모임' 주최로 '북한 인권, 가망 없나'를 주제로 한 콘퍼런스가 열렸다. 콘퍼런스엔 하버드·예일·펜실베이니아·조지타운·컬럼비아·보스턴 등 미 동부 15개 명문대학 북한 인권 동아리 회원 220여명이 참석해 강당을 가득 메웠다.

 
 

참석 학생들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탈출한 북한 인권운동가 신동혁<사진>씨와의 질의응답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신씨는 '북한 인권 개선 방안'을 묻는 질문에 "정치범 수용소를 폭격해야 한다. 어차피 정치범 수용소에서 비참하게 죽느니 폭격으로 수용소가 무너지면 최소 2~3명은 탈출해 자유를 얻지 않겠나"라고 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신씨는 "독재자에게 돈 벌어주는 북한 관광 행사보다 북 인권 개선을 위해 강력한 국제적 압박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국 유학생 안젤라 수(조지타운대 국제학 3)씨는 "신씨의 어머니와 형이 탈출 계획을 짜다 들키는 바람에 공개 처형당했다는 얘기에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이스벨라 엥가다(프린스턴대 1)씨는 "신씨가 과거의 충격을 잘 견디고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고 말했다. 샤킬 제임스(조지타운대 언어·정치학 2)씨는 "대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북한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엔 데이비드 호크 전 미국 국제사면위원회 국장과 루마니아 출신 그렉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이 김정은 체제의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해 강연했다. 호크 전 국장은 "15만~20만명 정도였던 북한 수용소 인원이 병과 굶주림, 사고 등으로 8만~12만명으로 줄었다. 서방 언론들이 북한 핵·미사일에만 집중하지 말고 인권 문제에도 같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이 김정은 부인 리설주를 화면에 자주 등장시키는 것은 서방에 좋은 이미지를 내비치려는 목적일 뿐이다. 스키장이나 놀이공원을 만드는 것을 보면 김정은은 경제 발전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행사를 기획한 반휘민(프린스턴대 경제학 4)씨는 "각 학교 학생 동아리의 개별 활동으로는 한계가 있어 북한 인권 문제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콘퍼런스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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