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이 북한에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5·한국명 배준호) 외에 또 다른 미국인 남성 1명이 억류돼 있다고 보도한 가운데 미국 정부도 이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세너제이 머큐리 뉴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 출신의 미국인 관광객 메릴 뉴먼(85)씨를 3주일 이상 억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먼씨는 지난달 중국 베이징의 여행업체를 통해 북한에 방문했으나 지금까지 출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뉴먼씨가 구금된 정확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뉴먼씨가 한국전에 보병장교로 참가한 경험이 있는 군인 출신이라고 밝혔다.

전쟁에서 돌아온 뉴먼씨는 스탠퍼드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IT업체에서 재무담당 임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1984년 퇴직했으며, 이후 부인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의 실버타운에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먼씨는 최근 세계 여행 중이었으며, 북한 여행을 미리 계획하고 한국어 강습까지 받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와 관련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발표한 북한 ‘여행경보(Travel Warning)’를 언급하면서 “여행경보는 통상 6개월마다 갱신되지만 새로운 정보가 있으면 그 주기가 지켜지지 않을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미국 국무부는 여행경보를 통해 어떤 형태의 북한 방문도 하지 말 것을 권고 했다. 사실상 ‘여행금지’ 상태가 된 것.

또 사키 대변인은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된 사례가 두 가지 이상이라고 언급해 지난해 말 억류된 케네스 배씨 외에 다른 미국인이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