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 10월 초 북한내 대남(對南) 공작부서에 ‘박근혜정부 타격 선전전 확대’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은의 이 지시에 대해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대남 지하 공작망에 “유신회귀 반대 구호를 활용한 정권퇴진 투쟁을 전개하고, 이를 위한 야권연대를 강화하라”는 지령을 하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대남 공작부서에 직접 남한측을 겨냥한 선전전(宣傳戰) 확대를 지시한 게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일보는 20일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올 10월 초 김양건 통전부장에게 ‘박근혜 정부를 타격할 수 있는 선전전을 확대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제1위원장의 지시가 내려진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공개매체들이 증명이라도 하듯 연이어 ‘진보·애국세력의 연대’를 강조하는 대남 선동 기사를 쏟아냈다”고 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을 계기로 대남 지하당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김양건 통전부장은 자신의 소관이 아닌 225국의 지하당 공작사업까지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와 김양건 통전부장의 지령 하달 이후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포함해 온·오프라인 북한 매체들은 일제히 대남 정치선전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달 4일자에서 ‘유신독재 부활을 결단코 막아야 한다’는 제하의 기사를, 10월 28일자에서는 ‘정당활동의 자유를 말살하는 정치테러행위’라는 제목의 기사를 각각 실었다.

이어 이달 7일에는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잔악한 제2의 유신독재가 부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가며 맹비난했던 이달 15일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도 ‘그 애비에 그 딸’ ‘유신이 뼈속까지 슴배(스며들)고’ ‘선거 쿠데타로 대통령직을 강탈하고 유신과 독재를 일삼는’ ‘남조선 안에서는 유신독재의 시퍼런 칼날을 마구 휘둘러’ ‘유신의 늪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등의 유신구호를 활용한 비난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문화일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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