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북한 수용소에서 고문을 받아 사망했고, 언니는 식량을 구하러 중국에 갔다 인신매매를 당했습니다. 어린 남동생은 분유가 없어 내 품에 안긴 채 굶어죽었습니다."

30일(현지 시각) 미 워싱턴 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열린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공청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탈북 여성 조진혜(26·사진)씨는 눈물을 흘리며 처참한 북한 실상을 소개했다. 함경북도 무산이 고향인 조씨는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1998년부터 4차례에 걸쳐 중국으로 탈출을 시도했으나 붙잡혀 북한으로 송환되기를 반복한 끝에 2008년 미국 정부로부터 난민지위를 인정받아 미국에 정착했다.

조씨는 "갓 태어난 남동생은 굶어죽었고, 다른 남동생도 길거리에서 꽃제비로 방황하다가 굶어죽었다"고 말했다. 마이클 커비 조사위원장이 "왜 병원에 가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신발도 없었고 밥을 못 먹어서 걸어갈 힘이 없었다"고 답했다.

조씨는 "강제북 송을 당했을 때 북한 보위부 요원들은 내 머리채를 붙잡고 벽에 머리를 찧었고, 구둣발로 발등과 종아리를 짓밟고 계란 수십 개를 삶아 머리의 같은 부분을 내려쳐 깼다"고 했다. 그는 "3만명이나 되는 탈북자가 같은 말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 인권 특사,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과 탈북자 신동혁씨 등이 참석했다. 조사위원회는 내년 3월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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