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이 우리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 장사정포 진지를 파괴하기 위해 개발 중인 단거리 지대지(地對地) 전술 탄도 미사일에 개발에 실패한 국산 유도장치 대신 미국 군용 GPS(위성항법장치) 유도장치를 부착해 이르면 2017년 실전 배치하기로 했다.

군 당국은 2010년 11월 연평도가 북한 장사정포 공격을 받자 이를 파괴하기 위해 2016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사거리 100㎞의 신형 전술 탄도 미사일을 개발해 왔다. 일명 ‘번개사업’이라는 암호명으로 알려진 이 사업은 특히 북한의 GPS 교란에 대비해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지상기반항법체계(GBNS) 유도방식을 독자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방과학연구소가 GBNS 개발에 잇따라 실패했고 2020년이 되어서야 개발 완료 및 이를 적용한 미사일 실전배치가 가능한 것으로 군은 판단했다.

합동참모본부와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이 17일 민주당 안규백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군은 GBNS의 경우 2019년까지 별도 개발하고 그 대신 미국의 군용 GPS인 ‘P(Y) 코드’ 유도 방식을 들여와 이르면 2017년 해당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기로 했다. GBNS 개발 완료까지 기다릴 경우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을 조기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은 휴전선 최전방 지역에 우리 수도권을 위협하는 240㎜ 방사포(사거리 60㎞)와 170㎜ 자주포(사거리 54㎞)를 집중 배치했으며, 최근에는 사거리가 70㎞로 늘어난 신형 방사포도 서부전선 지역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 측에 P(Y) 코드 판매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P(Y) 코드를 들여올 경우 한미 냅스타 협정에 따라 이를 적용하는 무기에 대한 기술 및 계획자료, 시험결과 보고, 설계내용 등 핵심기술을 미측에 공개해야 해 우리 미사일 기술이 미측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부담이 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대부분의 무기는 상용 GPS 유도방식을 채택해 북한의 GPS교란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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