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북한인권학회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 展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응원단으로 남한을 방문했던 '미녀응원단'(사진). /세이지제공
한동대 북한인권학회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 展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응원단으로 남한을 방문했던 '미녀응원단'(사진). /세이지제공

북한에 ‘외모 지상주의’ 열풍이 불면서 쌍꺼풀 성형 수술은 기본이고 피부에 좋다면 마약 정제수까지 구해 바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 드라마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이설주가 공공연하게 화려한 외모를 자랑해 여성들이 외모데 한층 관심을 많이 쏟고 있다고 복수의 여성 탈북자들이 전했다.

중국-북한 접경 지역인 단둥(丹東)과 옌지(延吉) 등에 있는 여성 탈북자들은 “최근 북한 당과 군의 고위층 여성들 사이에서는 마약을 만들 때 부산물로 나오는 정제수를 구입해 얼굴에 바르는 게 유행”이라고 전했다.

한 탈북자는 “당 간부 부인 중 누군가는 마약에 빠져 살림살이까지 다 팔아 치웠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며 “정제수는 미안소(피부미용실) 등에서 은밀히 유통되는데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아기 살처럼 부드럽고 하얗게 된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마약 정제수 대신 고약 비슷한 검은 연고를 이용해 미백하는 민간요법도 일부 민간인들은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고를 얼굴에 펴 바른 뒤 보름 정도 세수도 안 하고 있다가 씻어 내는 것이다.

쌍꺼풀 수술도 상당히 일반화돼 자격증 없는 무면허 의사들이 지방의 가정집을 돌면서 몰래 해 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비용은 천차만별이지만 실력있다고 소문난 의사에게는 50달러(약 5만3000원) 정도를 줘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탈북 여성은 “수술이 잘 안 돼 두 번 수술을 받았다. 일부 여성들은 주변에 자랑하기 위해 일부러 수술 자국을 남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먼저 탈북한 가족이 중국에서 부쳐준 돈으로 수술비를 마련했다. 일부 북한 여성들은 식량 사는 돈을 줄여서라도 눈썹과 입술 문신 같은 수술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하면 화장 시간 절약도 되고, 화장품 값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초 북한에서는 화상 입은 피부의 복구 등 ‘치료를 위한’ 성형 수술만 있었다. 그러다가 북한 당국이 대남공작원에게 안면 수술 후 활동을 시킨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북한 주민들도 자연스레 성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쌍꺼풀 수술이나 피부를 하얗게 만드는 ‘액체산소 수술(박피수술)’ 등이 퍼졌다고 한다.

특히 북한에서는 대외 선전에 활용하는 여성에게 쌍꺼풀과 코 수술을 단체로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미녀응원단 상당수는 합숙을 하며 집단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변화는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탈북 여성은 “북한 내부에 몰래 흘러들어온 한국 드라마 동영상이나 DVD 등을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거기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외모를 동경한다”며 “장마당에서 여성들이 사는 손거울의 뚜껑에는 대부분 이영애 등 한국 연예인들의 사진이 있다”고 말했다.

청춘 남녀들의 애정 행각도 과감해지고 있다. 지방에서도 개인 주점이나 식당에서 두 사람 정도가 들어갈 수 있고 침대가 있는 목욕탕을 몰래 만들어 손님을 받는 곳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들 개인 업소는 수익을 나누기로 하고 기관의 이름을 빌려 문을 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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