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4일 발표한 성명에서 "박근혜는 괴뢰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기 바쁘게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함부로 헐뜯으며 역겹게 돌아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박근혜와 그 일당이 외세와 야합하여 우리의 체제 전복을 노리고 우리의 핵무장을 해제하려고 분별없이 달려든다면 스스로 제 무덤을 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도 정치인이라면 세상만사를 똑바로 가려 보고 격에 맞게 입을 놀려야 할 것"이라며 "유신의 길, 독재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박 대통령 실명 비난은 현 정부 출범 후, 7번째다.

이에 대해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북한이 우리 국가원수를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실명 비난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면 상호 존중 정신에 입각해 상대방에 대해 품격 있는 언행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비난은 최근 박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강력한 군사적 대북 억지력 구축을 강조하는 등 대북 강경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반발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차지하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