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중국 접경지역을 통해 탈북하는 탈북민들을 돕는 브로커들의 중개비용이 2~3배 가량 치솟고 있는 추세라고 12일 미국 매체인 미국의 소리(VOA)가 보도했다.

VOA는 한국에 거주하며 탈북민들의 국내 이송에 관여하고 있는 탈북민 김모씨를 인용해 "단속이 심해지면서 브로커들의 숫자도 3분의 1가량으로 줄어들고 비용도 1만달러(약 1000만원 가량)를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최근 평양 이남지역에서 탈북민 한 명을 한국까지 데려오는데 1만2000달러가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간 탈북민들이 브로커를 통해 탈북후 한국 입국까지 들어가는 비용은 평균 5000달러(약 500만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비용은 먼저 탈북해 국내에 거주하는 가족이나 대북 관련 시민단체를 통해 조달돼 왔다.

VOA는 1만달러는 한국에서 주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탈북민들이 꼬박 7~8개월 가량을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가족을 데려와야 하는 국내거주 탈북민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VOA는 브로커 중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돈이 들어가는 선교단체 등 탈북지원 단체를 통한 탈북에 들어가는 비용도 역시 오르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대북 지원단체인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VOA에 "과거에는 100~150만원이면 충분했는데 중국 내에서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이젠 이동비만 그만큼이 들어간다"며 "국경을 넘는 비용이 150만~200만원 가까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한사람 데려오는데 400만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천 목사가 밝힌 중국 내 이동비는 중국 공안요원들에게 지불되는 '뇌물'로써 최근 공안당국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뇌물 없이는 중국 내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VOA는 최근 통일부가 밝힌 탈북민 입국 규모가 2009년 2929명에서 지난해 1502명으로 크게 줄어든 데에는 이러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VOA는 또 한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과거 접경지역 주 탈북 루트였던 북한의 회령, 무산과 중국 승선, 로과 루트는 단속의 증가로 거의 막힌 상태라고 전했다.

중국측이 해당지역에 2미터가 넘는 이중 철조망을 세우는 것은 물론 감시카메라(CCTV)까지 설치해 단속 강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 대신 강폭이 좁고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게 사는 혜산-장백 루트가 최근 주 탈북루트로 이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VOA는 최근 북한 당국이 인민보안부 고위 간부를 혜산으로 보내 보안원들의 뇌물 수수를 막기 위한 지원방안을 하달했지만 브로커들로부터 전달되는 뇌물의 액수에는 미치치 못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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