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응답이 곧 거부는 아냐"
대북 인도적 지원, 8월 UFG 훈련, 북의 대남 비방 여부 등이 변수될 듯



경기도 파주 도라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2013.7.17/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북한이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7차 실무회담' 제의를 받고서도 사흘째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8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긴급 성명에 이어 29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앞으로 전해진 류 장관의 전통문에 대한 북측의 응답은 31일에도 판문점을 넘어오지 않았다.

남북 양측은 지난 29일부터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각각 개시 및 마감 통신을 진행했으나 북측은 회담과 관련된 언급을 일절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판문점 통신선을 통해 북측의 응답을 묻고 있지만 답변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북측의 무응답이 재발방지에 대한 태도 변화 및 회담에 대한 거부 의사 표시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 그렇게 볼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앞서 정부는 북한에 회담의 제의하면서 "입주기업들의 피해를 고려해 '중대한 결심'도 고려하고 있다"며 "무작정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이번 회담 제의에 대해 '마지막'이라고 언급하며 북측에 조속한 응답을 요구하는 내용을 전통문에 적시해 북측에 전달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4월 25일 북측에 개성공단 출경 차단조치로 인한 가동 중단 사태에 대한 논의를 위한 실무회담을 제의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중대 조치를 내릴 것"이라며 응답 시한을 하루로 못박은 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우리 정부가 내부적으로 북측의 응답 시한을 이미 설정해 놓고 응답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측이 '일정한 시간 내' 응답하지 않는다면 우리 정부가 추가적인 성명 발표를 통해 공단의 완전 철수 등을 언급하는 강수를 두며 선제적 조치를 취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측은 지난 25일의 6차 실무회담을 극단적인 결렬 모양새로 종결시키며 핵심 쟁점인 '재발방지'에 대한 서로의 입장차를 전혀 줄이지 못했음을 확인시켰다.

우리 정부는 7차 실무회담을 제안하면서도 "북측이 재발방지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과 태도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북측의 입장 수정이 회담 재개의 전제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북측이 자신들의 입장을 바꿀 여지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돼 개성공단에 대한 '중대 조치' 실행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나 관측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회담 제의 이후 자신들의 언론 매체를 통한 대남비방을 상대적으로 자제하고 있다는 점, 우리 정부가 승인해 이날부터 개시된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아직 회담 성사의 불씨는 상당하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개시까지 북한이 시간을 끌다가 이를 이유로 회담에 불응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해 "다음 달 미국과 남조선의 합동군사연습이 또다시 벌어지고 여기에 유엔군 사령부가 개입한다"라며 "이렇게 되면 조선반도 정세는 다시금 예측할 수 없는 엄중한 전쟁폭발 국면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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