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없어… 다음 회담은 22일… 개성공단 물자 반출 계속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제4차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이 17일 열렸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남북은 오는 22일 개성공단에서 제5차 실무회담을 열기로 했다. 북한이 소위 7·27 '전승절(정전협정기념일)'까지 지연 전술을 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길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지난 3차회담과 달리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악수를 나눴으나 신경전은 여전했다. 북측 박철수 수석대표는 "오늘 날씨 괜찮은데 어떻게 좀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으냐"고 물었고 우리 측 김기웅 수석대표는 "비가 오다가 그쳤을 때 고칠 게 있으면 고치고 부족한 게 있으면 잘 보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조건 재가동'을 요구하는 북측에 '선(先)재발방지 약속'을 강조한 것이다.


17일 오전 북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남북 4차 실무회담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왼쪽)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과 북측 수석대표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 수석대표는 회담 종료 후 브리핑에서 "우리 측은 재발 방지를 실제로 보장할 수 있고 개성공단을 발전적으로 정상화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합의서에 담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북한은 재발방지 보장 조치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진전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남측 언론의 김정은 '모독' 보도 등이 공단 폐쇄의 '근본 문제'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는 것이다. 김 수석대표는 "(개성공단 국제화 등) '발전적'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도 입장 차이가 컸다"고 전했다. 북측은 '우리 민족끼리'를 내세우며 공단 국제화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공장 설비와 완제품, 원부자재 등 개성공단 물자 반출은 이날도 계속됐다. 입주 기업 관계자들은 "북측 사람들이 비교적 협조적이었다"고 전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몇 명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그 인원이 나와서 (반출 작업을) 도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물자를 다 빼려면 한 달은 걸릴 것"이라며 "아직 10분의 1도 못 뺐다"고 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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