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개성공단 정상화 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3차 남북실무회담 직전에 회담 대표단 일부를 교체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측은 3차 실무회담이 열리는 15일 오전 당초 북측 회담 대표단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수석대표)과 허용호, 원용희 가운데 허용호가 빠지고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참사가 새로 북측 대표단에 합류한다고 우리측에 통보했다.

대표단에서 빠진 허용호는 1차회담에 임할 양측 대표단 명단 교환 당시 북측에서 평양법률사무소장이라고 알려왔었다.

때문에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 관련 법률전문가를 대표단에 포함시켜 협상 과정에서 실무차원의 법적 근거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선으로 해석됐었다.

그래서 이러한 허용호가 빠지고 황충성이 대표단에 합류한 것은 북측이 법률 차원보다 다른 측면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일단 풀이된다.

한때 폐지됐던 것으로도 알려졌던 황충성의 소속 기관인 민경협은 개성공단을 포함해 금강산관광 등 남북 경협사업을 총괄하는 기구로 남아있는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단순히 사업을 운영하는 데 머물지 않고 남북경협사업과 관련한 상당 부분의 정치적 판단도 할 수 있는 사실상 남북경협사업의 주체 기관인 것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황충성의 대표단 합류는 개성공단과 관련한 정치적 판단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인사를 포함시켜 정치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법률전문가가 빠지고 정치적 판단이 가능한 인사가 합류한 것"이라며 "실무차원의 협상이 아니라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 문제가 쟁점화되는 것을 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민경협은 지난 2월 통일부가 북한이 당시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 등 군사도발을 일으킨 데 대한 대응조치로 개성공단에서의 물품 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담화를 통해 "개성공단을 건드리면 이를 다시 군사지역으로 만들겠다"며 개성공단 운영의 결정권을 지닌 기관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남측 대표단 역시 기존 수석대표인 서호 전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김기웅 신임 단장으로 교체됐다.

양측에서 새로 대표단에 투입된 김기웅 단장과 황충성 참사관은 2009년 6~7월 치러진 개성공단관련 남북 당국 간 1,2,3차 회담에서 각각 회담 대표로 나선 바 있어 '구면'인 사이다.

이번 3차 실무회담에서 양측 대표단 일부가 동시에 교체된 연관성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회담 진행중에도 얼마든지 대표단이 교체될 수 있는 것"이라며 "양측 대표단 교체를 연결지어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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