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만 前장관 5000만원 기부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은“북한보다 40배나 큰 경제력을 가진 한국이 수백만명을 굶겨 죽이는 북한 정권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채승우 기자


"김정은 북한 정권이 격발한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방위력부터 북한의 2배 이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만일 정부 예산이 부족하면 국민의 자발적인 애국심에 호소해 모금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지요. 당장 저부터 성금을 내겠습니다."

자유민주연합 상임고문을 역임한 이용만(80·사진) 전(前) 재무부 장관이 3일 국방력을 대폭 강화해서 북한의 오판(誤判)을 막을 필요가 있다며 국민성금 모금을 제안했다. 그는 "나부터 5000만원을 10개월에 나눠서 내놓겠다"며 이를 본사를 통해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지난달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이 북핵 문제와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후, 이 같은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 헌금을 낸 사람들에게는 각종 혜택을 주고,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잠수함, 전투기에는 기증자의 이름을 붙이자"고 제안했다.

이 전 장관은 "한미동맹을 유지해온 덕분에 전쟁이 나지 않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불과하다"며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북한이 전쟁할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이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대한민국 방위(防衛)는 미군의 도움을 받으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2015년에 전작권이 전환되는 것을 모르는 안이한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단독 대응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전작권 전환과 한미연합사 해체는 위기 상황을 불러올 수 있기에 이는 연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강원도 김화고급중학교 2학년 때인 17세 때 단신으로 월남, 국군에 입대해 북한군과 싸우다가 1951년 총격을 당해 척추에 상처를 입고 제대했다. 그후 고학을 통해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재무부 차관보, 은행감독원장, 재무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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