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백성이 배를 곯고 있는데, 미사일을 쏘아올리고 핵무기를 실험하며 허공에 돈을 뿌리는 어리석은 무리를 용서하소서. 형제 집안보다 40배나 많은 재산을 벌어 대궐 같은 집에 살고 살 뺄 걱정들만 하면서도 도움을 청하는 가난한 형제를 업신여기고 매정하게 등을 돌리는 우리를 용서하소서.”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상황과 관련, 종교계가 한 목소리로 평화와 화해를 촉구했다.

천주교 주교들은 교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평화를 구하는 기도문을 발표했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우매한 백성은 불과 60년 전에 수백만 동족 목숨을 짓밟은 어리석은 전쟁을 치르고 그 많은 시신을 땅에 묻고도 벌써 까맣게 잊고 있다”고 했다.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는 “남한과 북한이 미움과 대결을 화해와 평화로 바꿀 수 있게, 무기로 보습을 만들 수 있는 지혜를 갖게 해달라”고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5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긴급 기도회’를 열고 호소문을 통해 “남북 당국자의 자극적이며 공격적인 발언은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남북 당국의 즉각적인 대화 추진과 개성공단 정상화를 요청한다”고 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도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총무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동북아 안전을 위해, 특히 남북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WCC와 회원교회들은 계속되는 위협이 중단될 것을 요청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오는 10월 부산 총회를 앞둔 WCC는 “부산 이외 지역에서 총회를 열 계획이 없다”며 부산 개최 계획을 재확인했다.

원불교는 국내외 전 교당과 기관에서 오는 13일까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특별기도를 봉행한다. 14일 법회에서도 평화 기원 기도를 드릴 예정이다.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경산 종법사는 10일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열린 특별기도식에서 “남북이 각자의 주장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민족 공동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슬기와 지혜를 지녀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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