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진입을 차단한 데 이어 사업의 잠정 중단까지 선언하며 연일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자들이 사업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표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입주기업들은 모두 도산하게 될 것이라며 남북한 정부에 조속히 대화에 나서 공단 운영을 정상화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 입주기업들 “철수 안 해…중소기업계 대표단 파견 희망”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을 비롯한 입주기업 대표 9명은 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막대한 재산을 투자해 운영해 온 개성공단이 폐쇄될 위기를 맞고 있는 데 대해 당혹감과 더불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대표들은 “남북 기본합의서에 따라 50년 임차를 조건으로 우리 중소기업인들의 자본과 기술이 투입된 경제특구인 개성공단의 존폐 여부는 입주 기업들의 의견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사업 잠정 중단을 선언한 북한 측에 조속한 정상화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 부회장은 “입주기업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개성공단을 끝까지 지키기로 확고하게 뜻을 모았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절대로 사업을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위해 범 중소기업계 대표단을 구성해 북측에 파견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최근 일부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대표들은 “일부 언론들이 개성공단을 정치와 군사적 대결의 장(場)으로 이끌고 있다”며 “자제와 지원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 피해금액은 추산 안 돼…“식자재는 아직 버틸 분량 충분해”

입주기업 대표들은 공단 진입 금지와 사업 잠정 중단에 따른 명확한 피해금액은 아직 집계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 부회장은 “현재는 사업의 조속한 정상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말을 하기 어렵다”며 “오늘 회의에서도 사업 철수를 하지 않겠다는 뜻만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에 현재 체류 중인 근로자들이 쌀과 부식 등 식자재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 입주기업 대표는 “식자재는 아직까지 충분히 분량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자재가 충분히 있는 회사들도 있고 남아있는 직원들끼리 먹을거리를 나누기도 한다”며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틸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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