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근로자 220명 돌아와… 주식시장도 크게 출렁거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비롯한 중소기업중앙회, 개성공업지구 기업인들이 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측에 개성공단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4일 우리 기업 관계자들의 개성공단 출입을 이틀째 막음에 따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우리 근로자들의 진입은 물론 조업을 위한 원자재, 식자재 공급까지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귀환하는 것은 막지 않아 3일 우리 근로자 33명, 4일 220명이 돌아왔다.

이날 공단에서 돌아온 M사 직원 오모(59)씨는 "지난 4년간 거의 매일 개성공단으로 출근했는데 이렇게 심각한 분위기는 처음"이라며 "천안함 폭침 때도 이렇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공단에 머물고 있는 우리 근로자들은 조업 걱정과 함께 끼니 걱정까지 해야 할 상황이 됐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옥성석 부회장은 "주재원들이 세 끼 먹을 걸 두 끼로 줄이는 등 비상사태에 대비해 식자재를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 안에 있는 편의점의 물품도 바닥나고 있다고 귀환자들은 전했다. 공단 입주사인 A사 대표 이모씨는 "상황이 정상화되더라도 개성공단의 리스크가 드러났기 때문에 일감이 크게 줄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낮은 가격에 계약할 수밖에 없는 등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귀환자들과 입주업체 직원들은 "북한 세관 직원들과 근로자들의 모습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귀환한 휴대전화 조립업체 직원 권모(38)씨는 "입경하는 데 평소보다 10분 이상 더 걸렸다"며 "세관에 있는 북한 군인이 이전에 비해 2배로 늘었고, 전과 다르게 북한 세관이 가방과 물건을 일일이 검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근로자의 월급 지급과 환전을 담당하는 우리은행 개성공단 지점은 아직 정상 운영되고 있다. 이 지점에서는 매달 10일 북한 근로자 5만3000명의 월급을 주기 위해 800만달러가 인출된다. 이를 위한 대규모 현금 수송이 매달 9일 이뤄지는데, 아직까지는 일정을 바꿀 상황은 아니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이날 '북한발(發) 리스크'로 증시는 크게 출렁거렸다. 이날 오전 11시쯤 북한이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10일까지 철수할 것을 통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지수는 2% 넘게 급락세를 보이며 1930선까지 밀렸다. 그러나 통일부가 북한의 철수 요구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면서 낙폭이 다소 축소돼 전날 대비 1.2% 떨어진 1959에 장을 마쳤다.





/조선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