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으로 제2기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 포용 정책을 주도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 주목을 끌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1일 NBC방송의 아침 종합 뉴스 프로그램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정 연설에서 이란, 이라크, 북한을 싸잡아 취급한 것은 `커다란 실수'라고 못박고 '무엇보다도 이들은 서로 매우 다르다는 점을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행정부를 떠날 때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출 중단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협정의 체결 가능성도 탁자 위에 남겨 놓았는데 그것을 멀리 한다면 실수'라고 전제하고 '북한이 위험하다는 것은 알지만 이들 세 나라를 한데 묶는 것 역시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의 경우 지난 1991년 이래 미국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제거를 위해 애써 온 만큼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이란은 아프가니스탄 처리에 대해 협력을 얻을 필요가 있는 등 상황이 더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쿠바의 관타나모 미국 해군기지에 억류돼 있는 아프간 포로들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홍보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방문자들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의 상태를 촬영한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할 것을 제안했다.

국제 사회와 인권 단체들은 아프간 포로들이 제네바협약에 다른 전쟁 포로로 인정받지 못한 채 관타나모의 노천 수용소에 억류돼 있다며 미국을 비난하고 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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