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공작원들이 납치한 줄 알고 ‘이젠 죽었구나’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 지난 1일 중국 북경에서 직장 동료와 함께 납치됐다 18시간만에 탈출한 조명철(조명철·41·대외경제정책연구위원·사진)씨는 “범인들이 몸값을 요구했을 때 북한의 소행이 아닌걸 알고 마음을 놓았다”고 말했다.

동북아 경제협력 문제 등을 중국측과 협의하기 위해 북경에 머물던 조씨와 동료 정모(39)씨가 범인들에게 납치된 건 1일 오후 11시쯤.

“커피나 한잔 하자며 호텔을 나와 커피숍을 찾고 있는데, 저녁 밥을 먹었던 음식점의 여종업원 2명을 만났어요. 그들이 ‘좋은 곳이 있다’며 앞장섰고, 5분 거리에 있는 한 오피스텔 2층 커피숍에 들어갔습니다. 평소 잘 아는 사람들이라며 30대 중반과 40대 초반 남자 2명이 합석했어요. ” 그러나 잠시후 범인들은 본색을 드러냈다.

조씨는 “남자들이 갑자기 때리면서 테이프로 눈과 입을 틀어막았다”며 “이들이 칼로 내 허벅지를 긁으며 전화기를 들이대고는 몸값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장일현기자 ihj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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