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9일 북한의 모든 로켓 프로그램은 평화적인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며 평화적인 우주 연구를 위해 앞으로 가능하다면 외국제 로켓만을 이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북한을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말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은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사실상 북한의 미사일 개발 중단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3면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전하고,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러시아의 로켓을 이용하도록 허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고 말했다. 김정일의 질문에 대해 푸틴은 “왜 러시아만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가”고 반문한 뒤 “북한이 자신들에게 위협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는 나라들이 모두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그러나 “북한에 로켓을 제공할 경우 위협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은 이어 “러시아는 한반도 정세의 안정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러시아 혼자서 대가를 지불할 수는 없다. 북한 남한 미국 중국 일본 등 모두가 이 과정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구(구) 소련 및 러시아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이날 오후 평양에 도착, 이틀간의 북한 공식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영남(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평양시내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관계,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국제 문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특히 회담 후 발표될 공동성명에서 미국이 개발을 추진 중인 국가미사일방위(NMD) 체제와 전역미사일방위(TMD) 체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를 방문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우태영기자 tywoo@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