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재일동포 사회에 대해 김재숙(김재숙) 재일한국민단 단장은 “어렵고 위기다”라고 규정했다.

―2002년 동포사회 상황은 어떻다고 할 수 있나?
“어렵고 위기다. 기본적으로 일본 경제가 좋아져야 많은 문제가 풀리는데 그럴 조짐이 없다. 가장 큰 위기 요인은 역시 동포은행이 좌절된 것이다. 동포 금융기관은 동포들의 생활 기반인데….”

―작년에는 은행 설립은 물론 참정권 등 주요 현안이 모두 좌절됐다.
“일본 정계가 말로는 참정권을 약속하지만 일본 내 분위기는 어렵다. 올해도 강력히 요구, 추진할 생각이다. 동포은행 좌절은 우리도 매우 유감이다. 남은 한국계 신용조합들이라도 건전하게 만들어 신용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런 좌절을 보면서 재일동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기도 한다.
“민족의식이 희박해져 가는 것은 사실이다. 재일동포들은 다른 해외 교포들처럼 현지 사회에 동화되기가 어렵다. 역사적인 반감과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재일동포에게 다른 나라에 있는 교포들에게처럼 ‘현지화’를 요구하면 무리다. 3세 이하 세대의 민족의식을 강화시키고 그들이 한국인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일본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임무라 생각한다.”
/ 동경=권대열특파원 dy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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