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테러사태 이후의 국제관계 구도와 정세에 관한 분석을 내놓았다.

노동신문은 최근호(1.16)에 게재한 `자주의 흐름은 그 어떤 힘으로도 막을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다극화의 방향으로 나가던 세계가 예상외의 국제적 충격파를 안아온 9.11사태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1극세계화시대로 역행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 대한 `대기습사건'으로 공포와 긴장 속에 놓였던 여러 국가들이 미국이 치켜든 `반테러'의 구호밑에 급기야 모여들었으며 대국들 사이에 존재하던 각종 갈등과 모순이 일시에 `반테러'의 흐름속에 잦아든 듯 하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북한 내각기관지 민주조선 최근호(2001.12.8)는 9.11사태 이후 국제무대에서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의 반테러전쟁에 적극 지지ㆍ동참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을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민주조선은 '지난날 미국에 대처한 하나의 극으로 자처하면서 미국의 독단과 전횡에 맞서 나서던 대국들이 오늘은 반테러연합에 망라돼 미국의 지휘봉에 따라 우왕좌왕하고 있고 심지어 자기들의 자주권과 존엄마저 훼손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의 일극중심주의에 대처해 `대국'을 비롯한 일련의 나라들이 서로 새로운 극을 형성해 나가고 여기에 세계의 많은 나라가 합세해 나가던 다극화의 기류가 미국이 제창한 반테러연합 흐름에 휘말려 무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신문은 그러나 9.11사건 이후 정체됐던 다극화 현상은 미국이 반테러전쟁을 장기화하고 확대하려고 함에 따라 그 진의를 파악한 나라들이 제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면서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재평가했다.

특히 미국이 외치는 `반테러' 이념속에는 세계를 밟고 올라 서서 `제왕'으로 행세하려는 야망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적지 않은 나라들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우 세계의 다극화가 세계의 평화보장에 유익하고 국제정세 발전의 필수적 요구라고 주장하고 있는가 하면 러시아는 나토를 견제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신문은 앞으로 대국들과 함께 지역별, 대륙별 기구, 동맹들이 독자적인 극들을 형성하기 위해 계속 투쟁해 나가게 될 것이 분명한 만큼 미국의 세력권은 현저히 좁아지고 지배적 지위는 갈수록 허물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이어 9.11사태가 미국에 정치ㆍ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경제에 의존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뿌리채 흔들어 놓고 있다며 미국 등 제국주의세력이 세계화의 흐름을 만들어 낸지 얼마 안돼 그 부정적 결과와 해독성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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