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진출은 지역 신발업체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 새로운 활로가 될 것입니다. ”

부산 신발지식산업협동조합 박수관(박수관·51·사진) 이사장은 신발산업 메카, 부산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 꿈이다. ‘사양’이라는 말이 붙어 다니는 신발산업 사이에 ‘지식’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박 이사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신발산업도 정보화 시대에 지식산업중 하나일 수 있다”는 자신의 신앙을 전도하느라 열을 올리기 일쑤다.

그런 그의 표정이 요즘 많이 밝아졌다. 지난 11일 현대아산(대표 김윤규·김윤규)과 북한 서해안 신발산업 전용단지 조성 합의서를 체결 , 지역 신발업체의 북한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 탓이다. 박 이사장은 “현재 추진중인 부산 녹산공단내 신발지식단지가 종합연구개발센터·핵심부품 공급기지·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첨단기지라면 북한 서해안 신발공단은 임가공 완제품·중저가 제품을 만들어 내는 생산기지”라며 “이들 기지는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부산 신발산업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측은 1차로 북한 서해안 공단에 56개 조합 회원업체들이 입주할 40만평 규모의 신발산업 전용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비롯, 2008년까지 모두 400여개 신발업체가 입주하는 100만평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박 이사장의 신발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6월에는 전자상거래 전문기업인 (주)시리와 신발부문 기업간 전자상거래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현대의 첨단 조류를 신발산업과 접목시킨 것. 영창산업·영창신기술·영창폴리텍 등 경영 회사들도 신발부품·원료회사다. 박 이사장은 “예전같지는 않지만 신발산업은 여전히 부산의 주축산업중 하나”라며 “따라서 신발산업 부흥은 지역 경제 회생과 이어진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왕성한 사회봉사활동으로도 유명하다.

94년 설립된 ‘맑고 향기롭게’ 부산본부장을 맡아 소년소녀가장 돕기 등 불우이웃돕기를 많이 해 지난해 부산시의 ‘자랑스런 시민상’을 받았다.

또 부산중소기업지원봉사단 부단장, 한국지방정부학회 부회장, 부산시축구협회 수석부회장 등 사회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북한 서해안 신발산업 전용공단 개발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을 이뤄낸 것으로 남북경협 사업의 새로운 모델이 된다는 의미도 적지 않다”며 “앞으로 신뢰할 수 있는 신발업체 대북투자 창구로서 참여 업체의 투자 경영관리 효율성 제고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박주영기자 park2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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