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확충·北 인력 공급 등에 활기

북한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지린성 훈춘(琿春)이 북중 경제협력의 신흥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연변(延邊)조선족자치주에 속한 훈춘에서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국제합작시범구'가 지난달 착공한 데 이어 산업연수생 형식으로 북한의 인력을 공급받으면서 북중 경협이 탄력을 받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최근 취업비자를 내준 북한 근로자 100여명이 시범적으로 훈춘 인근의 투먼(圖們)에 있는 중국 기업에 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시범사업의 추이를 봐가면서 인력 공급 규모를 점차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훈춘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3㎞의 도로포장 및 개보수 공사가 올해 하반기에 끝날 예정이어서 나진항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중국은 이 지역 경협사업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훈춘의 북중 경협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르면서 북중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최대 거점인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위상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매체인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는 16일 훈춘과 단둥을 중심으로 한 북중 경협 현황을 비교하면서 "훈춘의 급부상이 단둥에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훈춘의 철도, 고속도로 등 물류망이 빠르게 개선되는 점에 주목하면서 단둥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변경 무역상들이 최근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 경제특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단둥과 맞닿은 북한 신의주 황금평 경제특구사업에서 먼저 시작됐다.

그러나 황금평은 지난해 6월 착공식을 한 지 1년이 되도록 별다른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해 훈춘의 상황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단둥의 한 무역상은 "북중 교역에서 지리적 이점과 전통적인 거래선이 강한 단둥이 선두의 지위를 끝내 내주지는 않겠지만 지금으로선 조금 힘겨운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단둥시는 단둥을 국제항구도시로 개발한다는 자체 계획을 추진하는 한편 북한의 노동력을 끌어들여 중국 동북부의 대표적인 임가공 도시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압록강 유역의 13개 도시가 힘을 모아 북한 노동력의 최대 집결지를 만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훈춘-나선, 단둥-신의주를 양대 축으로 한 북중 경협이 앞으로 대중 의존도 심화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대응 변화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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