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 하이노넨 안전조치국장을 수석대표로 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단이 오는 12일부터 일주일간 방북, 북한의 핵관련 시설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멜리사 플레밍 IAEA 대변인은 7일 'IAEA의 3개팀이 오는 15일 평안북도 영변의 핵관련 시설을 방문할 것'이라며 '이번 방문이 사찰(inspection)은 아니지만, (핵문제 해결의) 작지만 첫발을 내딛는 방문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플레밍 대변인의 평가처럼 이번 IAEA측의 방북목적은 사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간 IAEA측에 대해 핵관련 시설의 개방을 북한이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볼때 의미있는 진전으로 해석된다는게 외교분석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IAEA나 미국이 공통적으로 현재 함남 신포 금호지구에서 진행중인 대북 경수로 지원사업의 공정상 핵심부품 인도전인 올해부터는 IAEA의 핵사찰이 시작돼야 한다는 점을 요구해온 점에서 북측의 입장변화는 주목할만하다는 평가다.

북측의 이같은 변화는 이미 지난해 11월 초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핵안전조치 이행을 위한 북한과 IAEA 간의 제17차 실무협상에서 IAEA대표단의 `동위원소 생산연구소'(Isotope Production Laboratary) 방문을 허용키로 합의하면서부터 감지됐다.

IAEA 대표단이 이번 방북일정 가운데 절반가량인 나흘간의 일정을 소화하게 될 핵관련 시설 `동위원소 생산연구소'는 옛 소련이 제공한 `IRT 실험용 원자로'의 한 부분으로 75년부터 90년대 초까지 가동됐으며 북한의 핵활동 규명에 필수적인 시설은 아니다.

하지만 북측은 IAEA의 6차례에 걸친 사찰기간 실험용 원자로 시설에서 산업 혹은 의학용으로 사용되는 mg단위의 플루토늄을 생산한 적이 있다고 밝힌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연구소의 방문허용은 북측으로서는 `결단의 산물'이라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이 연구소에 대한 IAEA대표단의 방문은 단기적으로는 북한과 IAEA 간의 관계정상화, 중.장기적으로는 IAEA 사찰과 북한핵동결의 요체인 북미 제네바합의의 궁극적 이행으로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북측이 민감하지 않은 시설부터 공개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IAEA대표단의 사찰과 북미 제네바합의의 이행에 있어 한걸음 진전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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