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나라당 권오을(권오을) 의원의 ‘청와대 친북세력’ 발언 직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한나라당의 ‘반민족적이고 반통일적인 언행’을 규탄하는 초강경 발언들이 쏟아졌다.

정균환(정균환) 원내총무는 “청와대를 친북세력으로, 빨갱이로 모는 것은 막가는 야당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고, 송영길(송영길) 의원은 “친북 발언은 용공음해적이고 파쇼적인 사고가 남아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새로운 전쟁 위협을 바라는지 민족화해를 바라는지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장성민(장성민) 의원은 “분단을 즐기는 집단이 북한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남쪽 내부의 한 정파 집단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지역감정 본당인 한나라당이 ‘남북감정’까지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옥두(김옥두) 사무총장과 장영달(장영달) 의원 등은 권 의원에 대한 제명 추진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경재(김경재) 김희선(김희선) 의원은 “청와대 고위관계자(남궁진 정무수석)의 발언도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의총은 강경 분위기로 치달았으나, 남궁석(남궁석) 김윤식(김윤식) 함승희(함승희) 김효석(김효석)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제발 국회에서 싸움만은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 온건론을 펴면서 권 의원의 사과를 받아내는 선에서 국회를 정상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김민철기자 mckim@chosun.com

한나라당도 의원총회를 열고, ‘오히려 청와대 측이 사과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권오을(권오을) 의원은 “(북한으로부터 비난을 당한 이회창 총재도 문제가 있다는)청와대의 논평이야말로 아무리 여야가 대치하고 있고 야당 총재가 미워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우리가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친북적이냐, 반북적(반북적)이냐는 말은 이제 얼마든지 쓸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도 했다.

박종웅(박종웅) 의원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김영삼(김영삼) 전 대통령을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한 논평을 읽은 뒤 “전직 대통령을 결산하겠다는 협박에 가만히 있는 정부가 무슨 정부냐”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청와대와 정부가 국민에 대해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다”며 “자신들이 하는 일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조금만 내도 수구반동으로 몰아붙인다”고 공격하고, “이런 상황이야말로 역(역)매카시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철현(권철현) 대변인도 “청와대의 양비론 논평은 다음 대통령은 북한이 좋아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식이어서 큰 문제였고, 이 정권이 다음 정권 재창출을 위해 북한과 야합하는 것 아니냐는 분노까지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하순봉(하순봉) 부총재는 “지난 냉전 체제 하에서의 김대중(김대중) 대통령의 정치행보는 의심스러운 바가 없지 않았다”며 “권 의원의 발언에 대해 집권당이 신경과민을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