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북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프랑스의 유력지 르 몽드 신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르 몽드는 몇 주 전부터 남·북한간 대화 재개 움직임이 부쩍 두드러진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을 앞두고 그동안 별 효과를 내지 못한 대북정책으로 인한 난관을 제거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신문은 지금까지의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대북정책 결과는 다른 불만 요인들과 함께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 패배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분위기 변화를 감지한 한나라당이 새로운 정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르 몽드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최근 개성 방문과 지난달 초 종교계 인사들의 평양 방문, 통일부장관 교체 등은 한국의 대북정책이 유연화됐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면서 신임 통일부장관은 전임 장관과 차별을 두고 새로운 대북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신문은 현재 한반도 문제는 점점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면서 특히 6자 회담에서 지금까지 별다른 역할을 못해왔던 러시아가 북한을 경유하는 시베리아-한국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로 북한문제에 관한 주요국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르 몽드는 한국의 중도좌파 전 정권(1998-2008)이 펴온 '햇볕정책'이 북한에 너무 유화적이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스스로 고립된 북한을 국제사회 질서 속으로 점진적으로 끌어들이면서 지하경제의 발달로 어려워진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핵무장을 포기한 (무아마르) 카다피(리비아 국가원수)의 몰락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보유 의지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의 말을 인용해 2009년 이후 중단된 6자회담이 재개된다 해도 북한이 6자회담의 핵심 의제인 핵프로그램을 포기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협상 가능한 유일한 것은 핵무기의 수평적 비확산, 즉 핵기술의 수출 문제"라며 "북한의 새로운 도발(3차 핵실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직접대화 재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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