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이산가족 200여명을 도(道)별로 소집해 상봉 행사에 대비한 강습(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북한은 통상 남측에 이산가족 상봉을 공식 제안하기 2~3개월 전 이 같은 준비작업에 착수한다.

북한 내 이산가족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에 따르면, 북한 각지의 이산가족들은 지난 6월 말 거주지 관할 인민보안원(경찰)들로부터 "곧 북남으로 흩어진 가족·친척들의 상봉행사가 있으니 도청 소재지로 집결해 강습을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최 대표는 "함북 청진, 황북 사리원, 평북 신의주 등 북한 내 복수의 소식통들이 똑같은 소식을 전해왔다"며 "7월 초부터 각 도청 소재지에서 이산가족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김정일과 공화국의 위대성'에 관한 내용과 상봉장에서의 행동요령 등을 반복적으로 교육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의 예를 보면 북한은 200여명 중 100명을 최종 상봉 대상자로 선정해 상봉 행사 2~3주 전 평양의 한 호텔에 모아놓고 합숙을 시킨다. 이때 세 끼 식사와 비타민을 집중적으로 배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 내용 등을 고려해 상봉 행사의 시점을 고르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일단 카드를 내밀면 우리로선 걷어차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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