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우상화의 이론·실천 원칙

유일사상체계란 수령의 사상과 영도아래 전당이 하나와 같이 움직일 것을 요구하는 지도사상과 지도력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당의 유일사상체계」로 통칭되며 흔히 말하는 「유일체제(체계)」라는 용어도 같은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

북한에서 말하는 유일사상체계는 수령의 사상체계와 영도체계라는 두 요소를 포괄하며, 양자는 동전의 양면처럼 표리관계를 이룬다.

유일사상체계의 한 측면인 수령의 사상체계는 당 안에 오직 하나의 사상·수령의 혁명사상만이 존재하고, 그밖에 다른 어떤 사상도 허용되지 않는 사상의 단일성·일치성을 말한다. 여기서 수령은 김일성(김정일)이고, 하나의 사상·수령의 혁명사상은 주체사상이다.

유일사상체계의 다른 한 측면인 수령의 영도체계는 전체 당원과 당조직이 오직 수령의 명령 일하(一下)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행동의 일치성을 일컫는다. 유일사상체계의 조직적 측면이 수령의 영도체계이며, 사상적 측면이 수령의 사상체계가 된다.

북한에서 유일사상체계가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중후반이다. 1967년 5월 열린 당중앙위원회 제4기 15차 전원회의에서 박금철·이효순·김도만 등 이른바 「갑산파」가 숙청되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유일사상체계 확립이 강조되고, 유일사상체계가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이다.

당시 갑산파 숙청과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주도한 인물은 김정일이었던 것으로 북한은 밝히고 있다. 김정일은 정치적 숙청작업과 병행해 당의 이념문제에도 손을 대 종래 노동계급·노동당의 사상체계라는 의미로 써오던 「당적 사상체계」라는 말을 김일성의 사상체계를 뜻하는 「당의 유일사상체계」로 정리하고 그 확립에 주력했다.

김정일이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주창하면서 내세운 논리는 『당은 수령에 의해 창건되고 지도되며 수령의 사상과 영도를 실현하는 무기이다. 그러므로 당 안에는 오직 하나의 사상, 수령의 사상만이 지배해야 하고 수령을 중심으로 전당이 굳게 통일단결돼야 하며, 수령의 유일적 영도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일사상체계 확립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은 수령에 대한 무한한 충실성을 고취하는 것이다. 수령에 대한 충실성은 수령을 높이 우러러 모시고(신격화), 수령의 권위를 절대화하며(절대화), 수령의 사상을 신념화하고 교시를 신조화하며(신조화), 수령의 의도와 방침을 관철하는데서 무조건성의 원칙(무조건성)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표현된다.

「충실성의 4대원칙」으로 불리는 신격화·절대화·신조화·무조건성의 원칙은 74년 4월 김정일에 의해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이라는 행동준칙·실천강령으로까지 발전해 오늘날 북한 주민들의 일상사를 규율하는 최고의 행위규범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광인기자 kk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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