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대 단편소설의 개척자인 빙허(憑虛) 현진건(玄鎭建)에 대한 북한 문단의 평가가 조금 바뀐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서는 몇년전만하더라도 현진건에 대해 '비판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주제와 사상이 뚜렷하지 못하고 형상수준도 미흡했다'고 평가했었는데 월간잡지 `조선문학' 최근호(2001,11)는 그를 '우수한 비판적 사실주의 작품을 통해 1920년대 우리나라 비판적 사실주의 문학발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같이 현진건에 대한 평가가 바뀐 것은 90년대 중반 이후 카프문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북한문단의 새로운 사조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카프문학은 북한문학의 뿌리의 하나인데 그 시원을 사실주의 작가로 불리는 현진건 등의 작품에서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잡지는 < 빈처 > < 술권하는 사회 > < 운수좋은 날 > < 고향 > 등을 현진건의 대표작으로 들고 이 작품들에 대해 '인물의 사고와 감정정서를 생활과 성격의 논리에 맞게 실감있게 그림으로써 생동하고 진실한 인간형상과 생활화폭을 통하여 주제사상을 밝혀냈다'고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선문학'은 현진건의 전체적인 작품세계에 대해서도 '산 인간과 실생활에 대한 생동하고 진실하며 감명깊은 예술적 형상을 통하여 식민지 반봉건사회의 모순과 불합리성을 폭로 비판하고 민족의식과 반일사상을 표현한것으로 하여 우리나라 비판적 사실주의 문학에서 뚜렷한 위치를 차지한다' 고 기술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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