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남북 장관급회담(11.9-14)을 계기로 강화되던 북한의 대남(對南)비난공세가 지난달 말 이후 점차 감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북한은 6차 장관급회담이 결렬된 이후 약 보름동안 대남비난공세를 눈에 띄게 강화해 왔다.

우선 6차 장관급회담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렬되자 북한측은 대표단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장관급회담에 관한 상보', 노동신문 논평,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보도' 등을 잇따라 내보내며 홍순영 통일부 장관에 초점을 맞춰 `대화 상대자'로서의 자격을 문제삼는 등 그 어느 때 보다도 거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북한방송들은 남한이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에 곡사포를 반입, 북측을 위협했다며 이를 `용납못할 반민족적인 행위', `군사도발' 등으로 공격했다.

나아가 남한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고 주장했으며 남한의 군사당국과 `우익보수 세력'이 한반도 정세를 `전쟁접경'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반통일 세력이 있는 한 회담결실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달 27일에는 비무장지대에서 3년5개월만에 총격사건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비난공세는 지난달 29일이후 크게 감소하며 비난 수위도 약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29일이후 약 보름동안 북한이 내보낸 대남비난은 △`반통일 세력'이 6.15 공동선언을 해치고 있다는 보도(12.11, 평양방송) △콘크리트장벽 철거 주장(12.11, 평양방송) △`통일 애국세력 탄압' 주장(12.9, 평양방송) △남한내 일부 단체의 홍장관 규탄 시위 및 비난 성명 발표 소식(12.6, 평양방송) 등 매우 한정돼 있다.

내용면에서 장관급회담 직후와 같은 직설적이고 격렬한 내용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있으며 횟수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반면에 6.15 공동선언 이행과 민족대단결을 강조하는 논조가 크게 늘고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10일 '민족자주정신은 우리민족이 조국통일을 위해 화합하고 단결할 수 있게 하는 위력한 정신적 무기'라고 강조했으며 평양방송은 5일 `전민족적 투쟁으로 공동선언을 지켜야 한다'는 제목의 보도물에서 '온 민족은 안팎의 반통일세력을 반대하고 6.15공동선언을 지키기위한 전민족적 운동을 힘있게 벌려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북한방송들은 `통일문제 해결의 기본은 민족자주'ㆍ`민족자주는 통일문제 해결의 근본 열쇠' 등의 보도물을 잇따라 내보냈다.

이와는 달리 북한의 대미, 대일 비난공세는 최근들어 부쩍 강화되는 추세이다.

이와 관련,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쪽도 남북 경색국면이 지속될 경우 부담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도 남북대화 모멘텀을 살려 가려는 경향'이라고 지적하고 따라서 '남북대화 단절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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