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SBS에서 방영한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 /SBS 훔페이지



북한 보위부 간부에 의해 중국에서 들여온 한국 드라마 CD가 최근 평양에서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은 15일 평양 소식통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으며 지난달 말 평양의 모 대학 기숙사에서 야간에 학생들이 단체로 한국 드라마를 보다 적발됐다고 전했다. 게다가 적발된 학생들은 모두 고위 간부의 자녀들이며 한국 드라마 CD도 보위부 2국의 간부로 일하는 한 자녀의 아버지가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보았다는 한국 드라마는 2009년 하반기 SBS에서 방영된 ‘태양을 삼켜라’인데, 적발된 학생들 모두가 과거 여러 번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또한 한국 드라마 CD를 가져온 간부가 일하는 보위부 2국은 북한 내의 굉장한 요직으로 한국의 국정원처럼 북한 내 간첩을 검거하는 곳이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 등장 이후 기강을 바로 잡겠다며 설쳐대는 판에 이 사실이 밖으로 새 나가는 날에는 크게 문책을 당한다”며 해당 학교는 이 사실을 보위부에 신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드라마를 본 학생들과 부모들은 더 말할 여지가 없으며 대학 당 위원회와 학장 담장 보위지도원, 담당 안전원까지도 연대 책임으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이때문에 대학 당 위원회도 입단속을 철저히 하고 조용히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최근 한류 열풍으로 북한의 영화, 예술인들 사이에서 서울말을 따라하고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도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하고 다니는 현상들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남한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따라하는 것은 먹고 살기 힘든 일반 주민들보다 생활에 여유가 있는 간부들과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대학생들이다. 권력을 가진 계층들이 더욱 호기심을 갖고 한국 드라마나 음악을 몰래 듣거나 청취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한류바람을 막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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