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인터넷을 이용한 체제선전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인상이다.

지난 10월10일 당창건 65주년 기념일에 맞춰 개설된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가 종전의 영어, 스페인외에 `조선말'(국어) 기사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며칠 하다 말았지만 지난달 하순에는 `우리민족끼리'(내각 선전매체)의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댓글마다 자기들 체제를 선전하는 내용의 `답글'을 달기도 했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와 연평도 포격으로 대외적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이런 동향을 보이는 것은 대남 체제선전을 강화해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국문 기사를 신속히 올리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상당히 가파르게 선전 수위를 높여갈 눈치다.

지난 10월 자체 홈페이지를 열기 전까지 중앙통신은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계열 `조선통신사' 홈페이지의 `조선중앙통신' 코너를 통해 하루 늦은 기사를 국문과 영문으로 제공했다.

하지만 새로 시작한 중앙통신 홈페이지를 통한 국문기사 서비스는 경우에 따라 국내 네티즌이 중앙통신 기사를 바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중앙통신 홈페이지 접속이 차단되지만, 프록시(PROXY) 서버를 사용해 우회 접속하면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다. 이런 경로로 일단 중앙통신 기사가 국내 인터넷에 노출되면 퍼져나가는 것은 순식간이다.

다시 말해, 억지 논리로 자기들 체제를 선전하고 남한 정부를 헐뜯는 북한의 `선동성' 기사가 우리안방의 인터넷에 봇물 터지듯 밀려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의 이런 동향은, 미확인 정보가 많이 나도는 남한의 인터넷 환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사실 북한정보의 유통이 상당 부분 차단돼 북한 실정에 대한 일반인들의 호기심이 높은 편이고, 일부 네티즌들의 경우 객관적으로 사실관계가 의심되는 정보에도 쉽게 휘둘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중순 북한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 계정이 개설되자마자 팔로워들이 급속히 늘어 닷새만에 국내접속 차단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트위터 계정의 답글이나 중앙통신 홈페이지의 국문기사 서비스는 결국 대남 체제선전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도"라면서 "북한의 주장과 논리가 그다지 설득적이지는 않지만 인터넷을 통해 여과없이 노출되면 `남남갈등'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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