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묘정 송진원 기자 = 북한군이 8일 오전 9시4분께 서해 백령도 방향으로 포사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때 백령도와 연평도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군은 북한군이 백령도 방향으로 포사격을 가한 궤적을 레이더로 탐지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지 않고 바다로 떨어진 것으로 보여 일단은 통상적인 훈련의 하나로 추정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백령도 동북방 북측 해역에 수발의 포탄이 탄착돼 확인 중”이라면서 “우리 측에선 포성도 청취되지 않을 정도로 먼 거리로 북한 해안에 가까운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백령도 현지에서 포성을 들었다는 주민은 없다. 그러나 주민들은 연일 계속되는 긴장 국면에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백령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9.여)씨는 “북한이 포를 쐈다면 여기에서도 들릴 텐데, 별다른 소리는 못 들었다”면서도 “그냥 훈련이라고 해도 자꾸 이런 뉴스가 나오면 괜히 겁이 난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주민 황모(62)씨도 “조금 전 길을 지나다가 다른 주민들의 대화내용을 듣고 포 사격 소식을 알았다”면서 “그 동안은 포 소리에 익숙해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때가 때이니 만큼 그런 소식이 들려오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으로 ’전쟁의 공포’를 체험한 연평도 주민들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북한의 포사격 소식을 전하는 TV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연평면사무소 직원과 주민들은 북한의 자체 훈련으로 보인다는 보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긴장한 모습이었다.

주민 박철훈(55)씨는 “우리 군에서는 대응을 안 했냐”라고 반문한 뒤 “조업도 나가야하는데 자꾸 이런 식으로 긴장 국면이 지속되면 어쩌나..”라고 말끝을 흐렸다.

7일 오후 여객선을 타고 짐정리를 하러 섬에 돌아온 한 주민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니까 인천에 나가 있는 주민들이 불안해서 더 못 돌아오는 것 아니겠냐”면서 “언제까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버텨야 하는지 막막하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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