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쪽을 한번 보고 싶어 왔습니다"
5일 오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처음 문을 연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흐린 날씨에도 모처럼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지난달 23일 폐쇄된 이후 12일만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관람객 20여명이 시청각실에서 북한 관련 영상물을 시청했다. 야외 전망대에서도 30여명이 망원경으로 고즈넉스러운 북녘을 바라봤다. 흐린 날씨로 시야가 좋지 않았지만 이들은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평소 실향민이나 외국인들이 통일전망대를 주로 찾는 것과 달리 이날 방문객들은 남녀노소 없이 가족과 연인 등 다양한 내국인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민간인 희생까지 불러 온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 개방된 통일전망대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관광객들이 망원경으로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을 보고 있다. 통일전망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폐쇄됐다가 이날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2010.12.5 andphotodo@yna.co.kr

경기도 안산에서 오두산을 찾아온 서일수(60)씨는 "연평도 포격으로 민간인 희생자까지 생긴 것을 보고 분통이 터져 통일전망대를 찾아 왔다"며 "군(軍) 생활을 했던 이곳에서 북한을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방문한 관람객은 500여명. 주말 오전이면 1천500여명이 찾아오던 예전과 비교하면 적은 숫자다.

하지만 하루 전인 4일 재개방이 결정돼 잘 알려지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는 게 통일전망대 측의 분석이다.

전망대 최재권 기획홍보과장은 "남북관계가 긴장되면 불안감으로 방문객이 급감하거나 북에 대한 호기심으로 급증하기도 한다"며 "남북 긴장이 서려 있는 현장을 직접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과 불과 3㎞ 떨어진 곳으로, 서울에서 차로 1시간 거리라는 지리적 근접성을 갖춘 데다 고성.도라산.승리.태풍 등 민통선 안에 위치한 다른 통일전망대와 달리 민통선 출입 신고 절차없이 매표만으로 방문할 수 있어 최근 3년간 연평균 60만명이 찾는, 대표적인 안보관광명소다.

한편 군은 이날 전망대에 위험을 경고하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관광객 사전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유사시 경고음을 울려 전파하고 안내요원을 배치해 관광객을 안전시설로 대피시키는 등의 안전 대책을 마련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최재권 과장은 "제3땅굴 등 민통선 안에 있는 안보관광지의 출입이 여전히 통제돼 있어 내일(6일)부터는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방문객 숫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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