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추출에 성공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면 그 자체가 극비이기 때문에 공개하기보다는 숨기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는 “강한 협박 카드를 꺼내 하루빨리 국제사회의 경제 지원을 받아내려는 북한의 다급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북한 당국은 2000년 초 파키스탄으로부터 설계도를 입수해 원심분리기 제작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탈북자는 “원자력 총국의 총지휘하에 과학원 공학연구소 등 최고 과학자들이 동원돼 원심분리기 제작에 들어갔지만 설계도만 있으면 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고 했다.
원심분리기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초고속 모터와 고강도 회전봉 등으로 분당 7만회를 돌려야 하는데 당시 북한 기술로는 3만회 이상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1000대 이상의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설비를 구입할 수 있었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이 탈북자는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 핵심 설비들을 구입해야 하는데 국제사회의 감시가 심한 상황에선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강철환 기자 nkc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