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금강산관광 지역 내 남측 부동산을 동결 또는 몰수하겠다고 위협한 가운데 정부로부터 손실을 보전받는 남북경제협력사업보험(경협보험)에 가입한 사업자는 한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통일부에 따르면 현대아산과 협력업체 등 35개 금강산관광 민간 투자업체 가운데 현재 남북협력기금을 지원받아 한국수출입은행과 체결하는 경협보험에 가입돼 있는 업체는 농협중앙회뿐이다.

농협중앙회는 2006년 금강산 지점을 개설하면서 3억9천만원 상당의 경협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경우 지난 2월 말 현재 141개 등 대부분이 경협 보험에 가입해있다.

금강산관광 투자업체의 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것은 보험지급액이 적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가입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경협 보험의 지급한도가 지난해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증액됐는데 그동안 현대아산 등은 금강산관광에 수천억을 투자한 상태에서 보험지급액이 적다는 이유로 가입하지 않았다.

또 정부로부터 경협사업을 승인받은 사업자만 보험을 신청할 수 있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사업자는 현재 현대아산, 한국관광공사, 농협중앙회, 에머슨 퍼시픽 등 5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30곳은 현대아산과 계약해 토지, 건물 등을 빌려서 식당 등을 운영했던 협력업체들이기 때문에 경협사업 업체에 해당하지 않는다.

금강산지구에 130억원을 들여 호텔을 지은 일연인베스트먼트 등 일부 업체들은 그동안 보험 신청자격을 얻기 위해 정부에 경협사업 승인업체로 신청했지만 인정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금강산지역 투자업체들은 화재보험 등 민간보험을 들어놨지만 북한이 실제로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할 때 보험금을 탈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강산지역 투자업체 관계자는 “경협보험은 북한이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경우 혜택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보험”이라면서 “그러나 금강산관광 투자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제도상 미흡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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