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린 제6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결렬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13일 심야까지 막후 실무접촉을 가진데 이어 수석대표 단독 접촉을 가졌으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2차 회의 개최 장소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남측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14일 '13일 오후 10시40분부터 11시36분까지 수석대표 단독 접촉을 가졌다'며 '우리가 할 이야기를 다했고 저쪽(북측)은 배웅 절차를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남측 대표단의 다른 관계자는 수석대표 접촉과 관련, '결렬 수순의 일환으로 봐도 될 것'이라며 이번 회담의 결렬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양측은 금강산에서 열린 이번 회담의 결과를 담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남측 대표단은 '(14일) 오전 4시 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북측과 다시 접촉할 계획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막판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남측 대표단은 13일 오후 남북간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장전항-속초항간 설봉호 승선을 포기하고 밤 늦게까지 금강산여관에 남아 북측과 절충을 시도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막후 실무접촉을 통해 연기된 4차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2차 회의 등 5차 장관급회담 합의사항 이행 방안을 논의했으나 경추위 2차 회의 개최 장소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심야까지 이어진 협상에서 남측은 경추위 2차 회의를 다음달 서울에서 개최할 것을 요구했으나 북측은 금강산 개최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양측이 대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나 현재로선 7차 장관급회담의 일정을 잡지 못했다'며 '앞으로 상황이 진행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5차 장관급회담 합의사항 이행 문제를 하나씩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8시15분께 장전항에서 남측 대표단을 제외한 일반 관광객들을 싣고 속초항으로 돌아왔던 설봉호는 출발지연에 항의하던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킨뒤 남측대표단을 귀환시키기위해 14일 오전 0시20분께 다시 장전향을 향해 떠났다./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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