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북측 막내 아들 완식(68)씨를 60년만에 안은 남한의 최고령 상봉자 정대춘(95)씨는 눈물을 흘리며 "이제 한을 풀었다"고 말했다.

아버지 정씨는 고향인 황해도 평산과 서울을 오가며 사업을 하던 중 전쟁으로 북한의 두 아들 및 딸과 소식이 끊겼다.

남측 아들 태근(48)씨는 "아버지는 북한에 있는 자식들을 보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했다"면서 "10년 전부터 '정대춘'으로 상봉신청을 했지만 번번이 실패해 이번엔 북한에서 쓰던 이름인 '정운영'으로 신청했는데 상봉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정대춘씨는 막내아들 완식씨를 만난 기쁨 속에서도 다른 북측 가족은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에 낙담했다.

정씨는 지난해부터 신경 이상으로 연방 손을 떤다는 완식씨의 손을 잡고 "나보다 젊은 애가 이게 무슨 일이냐"고 안쓰러워 하면서 "(아버지를 찾으려고) 너무 생각했구나"라며 연신 아들의 손을 쓰다듬었다.

북측 손자 명남씨는 "아버지는 얼마 전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며 처음 본 할아버지를 안심시키려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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