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씨의 석방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10일 조건식 사장이 방북, 개성을 찾는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9일 "조 사장이 내일 오전 9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을 방문하기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번 주 중반까지 또는 내내 개성 방문 일정을 잡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의 이번 방북은 지난달 22일 이후 근 20일만이다.

휴일인 이날 오후 종로구 계동 현대아산 회의실에는 조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이 모여 수차례 회의를 벌이는 등 평소와는 다른 긴박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특히 조 사장이 이번 주중 유씨의 석방을 위한 최종 교섭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어 현대아산의 이러한 움직임이 `무언가 있을 일에 대비하는 게 아니냐'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앞서 조 사장을 대동하고 지난 4일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6주기를 맞아 금강산 추모비 참배차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대남 라인의 고위급 인사인 리종혁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유씨 문제와 관련한 모종의 메시지를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에도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현 회장과 같은 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전격 방문, 여기자 2명을 데려간 뒤 북한이 유씨를 계속 억류하고 있을 명분이 약해졌다는 점도 유씨의 석방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 회장이 유씨 석방을 위해 '클린턴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의 (방북) 일정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 3월30일 체제 비난과 여성 종업원에 대한 탈북 책동 등의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넉 달이 넘게 억류돼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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