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1일 서울에 부임한 토마스 허버드 주한 미국 대사를 초청한 23일 관훈클럽(총무 강신철) 토론회는 북한문제에 대한 질문들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약 1시간30분간의 토론회에서 경제·통상현안에 관한 질문은 한 차례도 없었다.

허바드 대사는 모두 발언을 통해, 이번 테러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밝히고 “일부 언론이 이번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보복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경찰관의 살인범 체포를 보복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답 요지.

―테러사태 후 유감 성명을 낸 북한이 군사작전엔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
“북한이 대테러 국제연대나 군사행동에 덜 동참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자신의 방법으로 테러에 대처하고 입장표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시 대통령이 최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의심 많고 믿지못할 사람”이라는 등 부정적 평가를 한 근거는 무엇인가?
“북한이 미국의 대화재개 초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특히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을 갑자기 취소한 데 대해 당황해 그런 표현을 한 것으로 본다.”

―북한을 대화에 나서도록 할 지렛대는 없나?
“언제 어디서든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보다 더 큰 지렛대는 없다.”

―북한이 휴전선에 전진배치된 화력을 뒤로 물리면 북한의 요구대로 주한미군의 일부를 철수할 의사가 있나?
“긴장완화를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으며 우리는 그런데 대한 대화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대북 구호식량의 군량미 전용 의혹이 있는데도 계속 지원할 것인가?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대규모 지원처럼 주민들의 생존을 위한 인도적 차원이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황장엽씨의 방미문제는?
“황씨는 미국정부에 의해 초청받은 것이 아니다. 만일 황씨가 미국을 방문한다면 국무부는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부임 전 국가보안법에 대한 개폐 의견을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당시 워싱턴에 있던 기자가 나의 말을 잘못 인용했기 때문에 빚어진 오해이다. 앞으로는 국가보안법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인에 대한 비자거부율이 매우 높은데.
“한국인에 대한 비자발급률은 92%에 이르며, 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테러 작전을 기화로 한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가능성을 경계하는 시각이 많다.
“최근 일본의 움직임을 군국주의 부활조짐으로는 보지 않는다. 일본이 세계적 문제의 해결에 책임감있는 일원으로 활동하는 데 환영한다.”
/허용범기자 he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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